결국 '2005년 플레이오프의 리메이크'였다. 한 두개 에피소드만 달랐을 뿐 승장은 이번에도 김경문 두산 감독, 패장은 김인식 한화 감독이었다. 3승 무패의 전적, 1~3차전 승리 투수도 판박이였다.
▲원 투 쓰리 펀치 두산 1~3선발 리오스-랜들-김명제의 쾌투 릴레이가 재현됐다. 1차전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기록한 리오스는 2년전 1차전에서도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였다.
한화는 1차전에서 모두 0-4(2005년), 0-8(2007년)로 영봉패를 당했다. 2차전 승리투수 랜들(6이닝 8피안타 2실점)은 2년 전에도 비슷한 투구 내용(7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결정적인 위기를 잘 막아내 대량 실점을 피한 것도 닮은 꼴. 3차전 선발 김명제는 7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2년 전 김명제는 5이닝 무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이혜천-이재우-정재훈의 불펜진이 승리를 매조지했다.
반대로 한화 선발들은 1~2차전에서 2년전이나 올해나 5회를 넘기지 못했다. 2년전에는 1차전(김해님 1⅔이닝 3실점), 2차전(문동환 4⅔이닝 6실점) 악몽이 올해 1차전(최영필 1⅔이닝 2실점), 2차전(정민철 2⅓이닝 3실점) 되풀이됐다.
3차전 1회 실책 2개로 3점을 내준 것은 2005년 3차전에서 5회 전상렬의 2루 도루 때 포수 신경현과 데이비스의 송구 실책이 잇따라 결승점(0-1 패)을 내준 것과 오버랩됐다.
▲물먹은 다이너마이트 2년전 당시 유일하게 5판3승제로 열린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SK 상대 3승 2패)까지 치르느라 피로에 발목을 잡혔던 한화 타선은 이번에도 무기력했다. 특히 주축 타자들이 부진했다.
2005년 김태균은 11타수 1안타(.091), 이범호는 12타수 1안타(.083), 이도형은 14타수 2안타(.091)로 1할을 넘기지도 못했다. 올해 크루즈는 12타수 1안타, 이범호는 12타수 2안타, 김태균은 11타수 3안타(찬스에서는 범타)로 기대이하였다.
▲2007년 감독 수정판 올해 두산 신예 타자들의 활약이 매서웠다. 1차전에 이대수가 4타수 4안타로 맹타를 터뜨렸고, 2차전은 이종욱-김현수가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종욱은 3차전에서도 3안타 2득점, 김현수는 2안타를 터뜨렸다. 3명 모두 2005년 두산에 없었지만 방출·신고선수·트레이드를 통해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올해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장 선수들이다.
대전=한용섭 기자[orang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