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이 홍엽으로 물들면서 온 산하가 불타오르는 형상이다. 지난 주말 설악산을 온통 오색으로 물들인 단풍은 리트머스 시험지에 물감이 퍼지듯 오대산·치악산을 넘어 남쪽으로 내달리고 있다.
계곡 또는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단풍에 대한 감상은 땀의 대가를 요구한다. 아니 과거에는 그랬다. 바쁜 일상을 쪼개 산행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요즘에는 조금 편안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수도권 테마파크를 찾거나 스키리조트 정상까지 이어지는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하철 역을 빠져 나오면 환상의 풍경
▲서울랜드(www.seoulland.co.kr)
청계산을 배경으로 단풍의 향연이 한창이다. 지하철 4호선과 연결돼 접근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역사를 빠져나오면 바로 옆 서울대공원과 어우러져 입이 벌어질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랜드의 단풍 감상은 파크 주변과 내부 등 크게 둘로 나뉜다. 외곽으로는 4㎞에 달하는 외곽 순환길과 4㎞의 공원 호수 주변, 그리고 2㎞에 이르는 미술관 가는 길 등 10㎞에 각양 각색의 단풍이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한다.
파크 내에 들어서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어린이용 놀이기구가 많은 환상의 나라의 단풍터널은 TV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낭만적이다. 베니스 무대 주변은 앞으로 호수, 뒤로는 작은 언덕이 가려져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02-509-6000.
단풍·벚·은행 나무의 파스텔톤 향연
▲에버랜드(www.everland.com)
먼저 영동고속국도 마성톨게이트를 나서 에버랜드로 가는 길부터 온통 단풍의 향연이 펼쳐진다. 5㎞ 구간에 단풍나무·벚나무·은행나무가 2m 간격으로 심어져 멋진 파스텔톤의 풍경을 연출한다. 호암호수 주변도 단풍 명소로 오래 전부터 이름이 높다.
파크 내부에도 아기자기한 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올 초 오픈한 몽키밸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하늘길, 봄이면 붉은 장미로 가득한 장미원 주변, 국화가 한창인 포시즌스 가든, 이솝이야기를 주제로 한 테마공간 이솝빌리지 주변 등이 특히 아름답다. 031-320-5000.
석촌호수와 함께 즐기는 가을의 운치
▲롯데월드(www.lotteworld.com)
석촌호수 주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화려하진 않지만 추색으로 변한 나뭇잎을 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운치를 맛볼 수 있다.
26~27일에는 매직아일랜드에서 경북 영주시와 함께 사과축제를 진행한다.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 특별공연, 전시 및 판매로 이뤄지며, 영주사과 5천개 및 기념품이 상품으로 주어진다. 사과마술쇼·사과칵테일쇼·인디밴드 연주 등 특별공연도 있다. 02-411-2000.
설천봉서 덕유산 정상 향적봉까지 20분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kr)
곤돌라를 탑승하면 가을 단풍에 싸인 덕유산의 장중한 능선을 구경하며 해발 1525m의 설천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4m)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로 산이 험하지 않아 노약자도 쉬엄쉬엄 오르기에 좋다. 단풍 정취를 즐기며 정상에 오르면 적상산·마이산·지리산·무등산 등 주변 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조망이 빼어나다. 063-322-9000.
2280m곤돌라 타고 만나는 백두대간
▲하이원리조트(www.high1.co.kr)
228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곤돌라를 운영하는데, 함백산·백운산 등 백두대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곤돌라 정상에 이르면 해발 1426m의 백운산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오히려 산책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산을 오르는 것이 버겁다면 반대로 과거 운탄로로 이용되던 길을 따라 산책하듯 단풍을 감상하며 내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588-7799.
새하얀 눈과 오색 단풍의 이색 풍경
▲휘닉스파크(www.pp.co.kr)
오색의 단풍을 배경으로 슬로프에는 새하얀 눈이 쌓인, 좀처럼 보기 드문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0월 말 또는 11월 초 제설작업이 시작됐지만 지난 주말 찾아온 반짝 추위 덕분에 일주일 정도 빨라졌다. 아직 충분한 양은 아니지만 주변 단풍과 묘한 대조를 보이며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지만 베이스 부근 계곡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가을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1588-2828.
왕복 3시간이면 동해바다와 단풍이 한눈에
▲용평리조트(www.yongpyong.co.kr)
최근 슬로프 사이로 조성한 산책로가 아름답다. 낙엽송은 아직까지 푸르름을 자랑하는 가운데 오색의 단풍이 채색을 시작했다. 이번 주말이면 발왕산 정상(1458m)까지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영동고속국도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 대관령목장 뒤를 따라 이어지는 선자령 트레킹도 단풍 감상에 좋은 코스다. 왕복 3시간 정도면 능선 아래 펼쳐지는 동해의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단풍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1588-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