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코엘류 감독이 경질 될 당시 외신은 한국 감독을 '독이 든 성배'로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 감독을 맡았던 사람들의 행보를 보면 '보약 단지'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2006 독일 월드컵서 한국을 지휘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러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제니트 상페테르부르크는 11일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 새턴을 1-0으로 꺾고 18승7무5패로 2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2점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제니트가 우승한 것은 지난 1984년 이후 23년만이다. 아드보카트가 부임 후 1년 반만에 팀 개혁에 성공한 셈이다. 김동진은 새턴과의 최종전서도 90분간 풀타임 그라운드를 누비며 월드컵의 인연을 이어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만간 호주 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내년 가을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아드보카트는 호주를 이끌고 한국을 상대로 창을 겨눌 수도 있다.
히딩크 감독 성공 스토리에는 끝이 없다. 지난 2002년 한국 감독에 부임할 때만 해도 유럽에서 '한 물 간' 감독이었지만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뒤 아인트호벤을 맡아 2005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히딩크는 아인트호벤과 호주 대표팀을 동시에 관리하며 캥거루 군단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뤘으며,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는 팀을 16강으로 이끄는 마술을 뽐냈다.
현재 러시아 대표팀을 맡고 있는 히딩크는 최근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격침시키며 유로 2008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꺾을 경우 유로 2008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게된다.
한국 대표팀 사상 최악의 외국인 감독으로 꼽히는 본프레레는 중국 슈퍼리그 다롄 스더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올시즌 15개 팀 중 6위로 그다지 나쁜 성적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 감독이었다는 경력이 감독 발탁의 원동력이었다.
핌 베어벡 역시 한국 사령탑에 물러난 이후 몇 몇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베어벡은 이번 겨울이나 내년 여름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코엘류는 포르투갈에서 방송 해설과 축구 관련 사업을 하며 사령탑 복귀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TIP=▲아드보카트-김동진‘우승호흡’
전임 한국 대표팀 감독과 한국 선수가 이룬 3번째 우승이었다.
2006독일월드컵서 사제의 연을 맺은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김동진(26)이 1년 반만에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26·맨유) 이영표(30·토트넘)이 함께 일군 두 차례 우승에 이어 2년만의 일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 이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을 맡아 박지성과 이영표를 영입한 후 2003-2003시즌과 2004-2005시즌을 함께 우승을 일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