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농협중앙회가 유니콘스 인수 의사를 밝힌 지 불과 3일만에 인수 보류를 발표하며 무산됐다. 이어 STX그룹이 9월말 인수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2달여 동안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결국 인수 제안이 철회됐다. 유니콘스 매각을 추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앞으로 3가지를 유념해 새 기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 친분 보다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야
유니콘스 매각은 신상우 KBO 총재의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주도됐다. PK(부산·경남) 정치인 출신의 신 총재는 정치 인맥을 통해 인수자를 찾아나섰다. 부산 출신의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과의 인연으로 인수를 제안했지만 정 회장이 개인 비리로 법원 재판이 진행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인수 협상은 흐지부지됐다.
경남에서 그룹을 키운 강덕수 STX 회장과도 개인적인 친분으로 시작했지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STX은 홍보 효과가 기대되는 소비재 관련 기업은 없고 중공업 분야에 치중하고 있었다. 인맥·지역 연고가 아니라 재정 상태와 프로야구를 통한 홍보 효과가 어우러질 기업을 찾아야 한다.
▲도장 찍을 때까지 철저한 보안 유지해야
신 총재는 결과에 앞서 항상 말로 일을 그르쳤다. 농협중앙회의 유니콘스 인수 의사가 보도된 후 농협중앙회 노조를 비롯한 농민 관련 단체의 노조들이 일제히 반대했다. 주관 단체인 농림부의 반대 등 여론 악화로 결국 3일 만에 '보류'라는 말로 인수가 무산됐다.
신 총재는 STX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전에 9월말 라디오 방송에 출연, "10월 초 뻗어나가는 중견 기업에 유니콘스가 매각될 것"이라고 섣불리 말했다가 MOU가 무산되고 말았다.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말을 앞세우는 정치인의 출신의 성향을 보였다.
▲최대한 특혜로 기업에 인수 매력을 주어야
유니콘스가 공중 분해된다면 한국 프로야구는 공멸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7개 구단으로 줄어든다면 리그 운영의 파행이 불가피하고 추가적인 구단 축소도 야기될 수 있다. 400만 관중으로 회생된 야구 중흥기가 곧바로 암흑기로 추락하게 된다.
12월 한 달 동안 새 주인을 찾기 위해서는 인수기업에 연고지·가입금 면제 등 최대한 특혜를 줘야 할 것이다. 7개 구단은 자기 밥그릇을 품어안고 기득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공멸의 위기를 자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생의 혜안을 모아야 한다. 8개 구단으로 내년 시즌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