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장 걸려있던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을 대비해 정확히 50일(10월 15일~12월 3일)을 달려온 한국 대표팀은 2승 1패로 2위에 그치며 결국 내년 3월 2차예선에서 재도전에 나서게 됐다.
대표팀은 12월 대만 타이중 예선대회(1∼3일)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정리해본다.
▲이병규 부진은 예고된 일 일본의 한 프로야구 칼럼니스트는 대회전 이병규의 훈련을 지켜보며 전력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규가 일본시리즈를 거치며 타격감이 최저로 떨어졌고 최악의 컨디션이라고 단언했다.
그럼 대타로 활용해야 하냐고 묻자, 대타는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가 나서야 하므로 대타로도 안 된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결국 우려대로 이병규는 대만과의 첫 경기에 성의 없는 수비, 어처구니없는 헛스윙 등으로 대표팀 관계자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믿음의 야구 김경문 감독도 일본전에서는 그를 제외시켰다.
일본인 칼럼니스트는 정근우의 지명타자 활용도 매력없다고도 했다. 정근우는 대만전에 3번 지명으로 나섰지만 승부가 기운 8회 볼넷에 이은 도루 이외에는 별 활약 없었고 일본전 1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2삼진을 당하고 교체당했다.
▲예측과 점은 참고사항일 뿐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대표팀 격려차 대만에 30일 들어왔다. 그런데 대만에 오기 전 용한 점장이를 찾아가 점을 봤다고 합니다. 베이징올림픽 티켓을 위해 난데없이 점집까지 찾아갈 정도로 신경을 쓴 것. 하지만 하 총장은 점괘에 대해서는 부정탈까 함구를 했다. 하지만 상당히 밝은 표정으로 점을 본 사연을 소개했고 일본 타자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보다 약해서 우리가 승산이 있다는 눈치였다. 과연 점괘가 제대로 맞았는지 궁금하다.
한편 유승안 KBO 기술위원은 대만전을 앞두고 "투수는 3점 이하로 막아내고 타자가 5점 이상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결과가 5-2로 적중됐다. 하지만 일본전은 3점이 관건이라고 말했지만 한국은 3점을 뽑고도 져 2번 연속 적중시키지는 못했다.
▲위장 오더 면박&비아냥.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 후 인터뷰에서 "매니저가 10분전 최종 오더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알려줬지만 경기 직전까지(수정된 오더가 가능할지) 긴가민가 걱정했다"고 말해 그 행위를 하면서 어색했음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호시노 감독은 위장 오더에 대해 질문한 한국 기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면박을 줬고, 일본기자는 김 감독에게 "내년 3월 예선과 만약 올림픽에 진출한다면 위장오더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비아냥거렸다. 규정에 명시된 단어의 뜻 그대로 해석해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방법을 찾아낸 것에 박수쳐줘야 할까.
타이중(대만)=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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