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경륜 10대 뉴스] 하남-광주팀 용호상박…조호성 독주 마감
2007년 경륜도 30일 펼쳐지는 그랑프리 레이스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을 막을 내린다. 지난 해 광명 돔경륜장으로 옮긴 뒤 경륜이 정착기를 가졌다면 경륜은 올해 광명돔 시대 2년째를 맞아 매출신장과 건전화 정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터전 경륜선수들의 ‘보험사기’ 사건과 선두유도원 조기 퇴피에 따른 경주불성립 사건 등 과오도 없지 않았다. 2007년 일어난 경륜계의 사건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1. 춘추 전국시대
지난 2년간 경륜은 조호성의 1인 독주시대였다. 화려한 아마추어 생활을 뒤로 하고 11기로 경륜에 입문한 조호성은 올스타전을 2연패했고 올해 47연승에 성공하는 등 위력은 여전했다. 전인미답의 50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는 경륜팬들 사이에 지대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시즌 중반 김민철에게 패하며 48연승에 실패한 뒤 곧바로 다시 김민철과 만나 또다시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다. 당시에는 이젠 ‘조호성 시대도 끝난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왔지만 조호성은 곧바로 자신을 추스르며 연승 행진을 재개했다.
그러나 밋밋했던 조호성 1인 독주 시대는 가고 홍석한, 김민철 등이 조호성의 독주를 견제할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것은 분명했다. 경륜팬들은 물고 물리는 이들의 접전에 더욱 더 경륜의 재미를 느꼈다.
2.젊어진 경륜
경륜 초창기 멤버들이 쇄락하면서 젊은 선수들 세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선급에서 1980년 이후 세대들의 위세는 더 무서워졌다.
광주팀의 노태경(83년생)과 송경방(82년생)을 비롯해 하남팀의 최순영(82년생), 부산팀의 김치범(81년생)과 배민구(82년생), 워커힐팀의 정해권(80년생), 제2의 장보규를 꿈꾸는 박성근(80년생)등 이제 경륜장은 80년대생 천하가 됐다.
엄인영, 지성환, 주광일, 현병철 등 과거의 특선1진급들은 30대에 모두 전성기를 보냈지만 이젠 전성기를 맞는 시점이 빨라졌다. 이들은 때로는 서로 과감한 연대플레이까지 성공시키며 경륜장의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3. 라인 활성화…그러나 아직은 미완성
경륜운영본부는 올해 라인편성을 부쩍 늘리며 팬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초반에 경륜 매출이 증가한 것도 이런 이벤트성 편성의 덕이 컸다. 팬들 사이에서는 베팅하기 전에 라인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처럼 인식됐다.
그러나 아직 본부가 명확하게 라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자신의 성적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부 선수들이 라인을 외면하면서 팬들의 예상을 무색케 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남았다. 팬들은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본부가 라인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4, 하남-광주팀 용호상박
하남-광주팀의 세 대결은 또다른 흥미거리였다. 지금까지는 최대 규모 훈련지인 하남(팔당)팀이 우세를 점해왔으나 올해 광주팀이 노태경과 송경방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수혈하고 여기에 김민철이 막강 파워로 거듭나면서 양팀의 힘겨루기는 흥미진진해졌다. 김민철은 조호성의 연승을 깼고, 광주팀은 어떤 라인보다 끈끈한 라인 결속력을 보이면서 경륜 흥행을 주도했다.
하남팀도 이에 자극을 받아 조호성의 기치 아래 김영섭, 최순영 등이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보이면서 단단해졌다. 이에 대항해 경상권 범연대 기미가 나타나고 경기, 충청권도 결속을 다지는 등 올해 합종연횡은 큰 테마 중 하나였다.
5. 보험 사기 사건
지난달 초 무려 250명이 연루된 대규모 경륜 보험사기가 터지면서 경륜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적잖은 선수들이 죄의식없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200명에 가까운 선수가 주선보류(출전정지)를 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60여명이 무혐의로 풀려나고 일부는 기소유예 판정을 받고 복귀하는 등 진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팬들이 선수들을 보는 시선이 고울 수 없었다. 선수 부족으로 일부 선수들이 연속 출장하면서 레이스의 재미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받았다.
6. 베팅한도 초과 논란…건전화 노력
올해 방송 등 언론에 경륜의 베팅한도 초과 발매가 보도되면서 뭇매를 맞았다. 사실상 근원적으로 막기 어려운 연발매(10만원 이상 구매권을 여러번 찍어 주는 것)는 경륜운영본부로서도 해묵은 숙제였지만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본부는 일부 지점에서 무인발매기를 철수시키고 자체 감시 시스템으로 연발매를 근절화하려고 노력하는 등 건전화에 힘을 기울였다. 덕분에 최근 본장 등 각 지점에서는 연발매 장면을 목격하기가 쉽지 않다. 1인당 베팅액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7, 장외발매소 환경 개선
운영본부는 올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지점 환경개선을 목표로 잡고 60억원을 투입했다. 노후한 지점이나 공간이 협소한 지점 등을 쾌적한 분위기로 만들고 모니터를 고화질TV로 상당 부분 교체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올림픽공원 지점에 16억원을 투입해 고객홀과 휴게공간을 확충했고 분당지점은 14억여원, 부천지점은 7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단행했다. 특히 의정부지점은 운동처방 콜센터를 설치하는 등 미래형 지점으로 설계돼 많은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8.매출 증가...도약 발판 마련
올해 경륜은 지난 주까지 1조 698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약 30%에 가까운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 해 ‘바다 이야기’의 역풍이 사그러진 덕도 있었지만 경륜운영본부가 마케팅을 강화하고 경주 운영 등에 변화를 꾀한 점도 어느 정도 매출 증가에 기여를 했다.
본부는 올해 ‘매출 보다는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었지만 고객 서비스 강화는 매출 증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순기능을 보여줬다.
9. 경주 불성립 사건
경륜 출범 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던 경주 불성립 사건이 올해 두 건이 연속 터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해당 선두유도원은 계약이 해지돼 옷을 벗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벌어졌다.
선두 유도원 조기 퇴피로 빚어진 이들 사건은 ‘사건 발생’도 문제지만 본부의 위기대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했다.
10. 실망스런 14기
지난 10월 역대 최정예라는 14기가 팬들에게 선보였다. 27명의 선수 중 상당수가 특선급에 진출하고 특선급 판도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선급 판도에 영향을 미칠만한 대어급은 고사하고 아직까지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다. 특히 예년의 경우 신인들은 투입되면 시원한 선행으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줬지만 14기들은 신인답지 않은 경주 운영으로 팬들을 실망시키기 있다는 평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