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B인사이드] 김병현이 계속 마무리투수를 했다면?
2월 2일부터 시작되는 메이저리그의 2008 연봉 조정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LA 에인절스의 마무리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6)이다.
그는 18일 구단과의 최종 액수 교환에서 연봉 1250만 달러(약 116억 원)를 요구했고, 에인절스 구단은 올스타 클로저인 그에게 1000만 달러(약 93억 원)를 제시했다.
지난 해 700만 달러(65억 원)를 받고 40세이브를 올린 로드리게스는 최근 3년간 132세이브를 올려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를 기록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되는데 특히 이번 스토브리그 시장에서는 클로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 구단도 로드리게스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조정 청문회까지 가지 않고 1250만 달러와 1000만 달러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도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릴리프 투수로서는 두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의 클로저는 뉴욕 양키스 마리아노 리베라이다. 그는 3년간 총액 4500만 달러(약 419억 원), 평균 연봉 1500만 달러(140억원)에 재계약했다.
뉴욕 메츠의 빌리 와그너가 1050만 달러(98억 원)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는데 로드리게스가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
텍사스 시절 박찬호의 동료였던 프란시스코 코르데로가 신시내티와 4년간 총액 4600만 달러(약 428억 원), 평균 연봉 1150만 달러(107억 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으나 올시즌 연봉은 850만 달러(80억원)이다.
선발과 구원 보직 모두를 열어놓고 새 팀을 물색 중인 김병현(29)도 1999년 애리조나에서 릴리프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해 25경기에 모두 구원으로 나서 1승2패1세이브, 홀드 3개, 블론 세이브 3개, 평균 자책점 4.61을 기록한 그는 2002시즌 72경기(84이닝)에서 8승3패36세이브(평균 자책점 2.04)로 올스타에 선정되며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200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전환에 나섰다. 불펜은 매일 대기해야 하는 것이 피곤했고 특히 선발보다 몸값이 적다는 사실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2003시즌 개막 후 애리조나에서 7차례 선발 등판해 1승5패 방어율 3.56을 기록한 그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돼 한 때 마무리로 복귀했으나 이후 더 이상 불펜을 지키지 않았다.
2004년 이후 세이브 기록은 2005년 콜로라도에서의 1세이브가 유일하다. 김병현은 지난 해 3팀을 오가며 첫 선발 10승(8패)을 올렸는데 평균 자책점이 6.09로 나빠서인지 아직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통산 54승60패86세이브 평균 자책점 4.42를 기록 중인 김병현은 작년 2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런데 작년 3월 LA 에인절스와 4년 장기 계약을 맺은 셋업맨 스캇 실즈가 총액 1800만 달러, 평균 연봉 450만 달러에 계약 했음을 감안하면 김병현이 계속 마무리를 지켰을 경우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과 많은 수입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하기야 마무리 투수 연봉이 1000만 달러를 돌파해 1500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로스앤젤레스 장윤호 기자 [changy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