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희비’를 들어 보셨나요. 올해는 태양력에서 윤일인 2월 29일이 있는 윤년이다. 거의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2월 29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울상을 짓고 있는 이들도 있다.
▲4년을 기다렸다
D 포털 사이트에는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들의 카페가 있다. 카페 회원 정한호(24)씨는 “2월 29일이 생일이라 친구들이 내 생일을 절대로 까먹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함께 4년 만에 돌아온 생일을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 전 2004년에는 2월 29일이 일요일이었다. 윤일임에도 불구하고 일요일이라 결혼한 커플들이 제법 많았다. 그들에게 올해 2월 29일은 첫 번째 결혼 기념일.
이지은(31)씨는 “당시 급하게 결혼 날짜를 잡다 보니 2월 29일에 했다. 그동안 2월 28일을 결혼 기념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운 생각도 있지만 4년마다 더 뜻 깊은 날을 맞이하는 기쁨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씨는 “2004년 무조건 2월 29일에 결혼식을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랐더니 4년 만에 첫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는 봉변을 당했다. 4년 동안 집사람한테 구박 받으면서 살았는데 전국적으로 축하를 못 받으면 또 4년을 고생해야 한다”며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신청하기도 했다.
학교도 2월 29일이 반갑다. 2월 말까지 봄 방학을 하고 3월 초 개학하는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올해 쉬는 날이 하루 더 늘어난 셈이다. ‘2월 29일’과 관련한 이벤트도 열린다. 롯데월드는 주민등록상 생일이 2월 29일인 사람에게 자유이용권을 무료로 증정한다. 29일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 주민등록증·의료보험증을 제시하면 된다.
▲2월 29일이 싫다
반대로 산모들은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자녀에게 4년에 한 번 생일을 맞이하는 아픔(?)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다.
산부인과 병원들은 2월 29일 전후로 출산이 예정된 산모와 가족들로부터 “윤일은 피해달라”는 부탁으로 수술 일정을 잡지 않거나 변경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강서구 A 산부인과 관계자는 “출산일을 선택할 수 있는 제왕절개 산모들은 29일을 무조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29일이 달갑지 않다. 회사원 박성은(24)씨는 “직장에 들어와서 2월 29일을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다. 왠지 무급으로 하루 더 일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2월 29일이 금요일이라 직장인들은 더욱 아쉬워한다. 29일이 없었다면 3•1절(금요일)과 토·일 황금 연휴가 이어졌을 것이나 29일이 끼는 바람에 3•1절이 토요일과 겹쳐 공휴일 하루를 손해 보게 됐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
[blog+] ‘뉴하트 은성표 커피’ 맛있는 다방커피 만드는법▷
[라이벌열전] 3개사 햄버거 전격분석, 어디가 제일 맛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