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특공대의 선수들은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조작업용이 아니라, 거대한 ‘스타크래프트 제국 구축’의 선발대로 움직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어바인 블리자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폴 샘즈 블리자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리자드 e스포츠전담팀의 존재를 공식 시인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2 발표와 함께 10여명 내외의 e스포츠 전담팀을 만들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팬들의 요구 사항이나 피드백 등 상호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실체 인정만으로도 스타크래프트2 출시와 관련 한국은 물론 전세계 e스포츠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구성원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 e스포츠 전담팀에는 ‘스타크래프트2’의 알파(비공개 사내)테스트에 밸런싱을 담당하고 있는 캐나다 출신 한국계 프로게이머 데이비드 김, 전세계 e스포츠 대회 담당자인 폴 델라비타, 한국인 준 김 등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블리자드는 자사의 e스포츠팀을 스타2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조작업용으로만 만들었을까. 샘즈 COO는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이 스타크래프트2의 출시에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는 베틀넷을 업그레이드하고, 맵 등 방송사 자체 툴로 해왔던 중계 툴도 지원해 방송을 편리하게 할 것이다. e스포츠를 키우고 지원하기 위해, 국제 여러 방송사들과 대회 공동 주최 등을 놓고 접촉중이다”라고 말했다.
e스포츠팀의 최우선 과제가 ‘스타크래프트2 띄우기’라는 것을 솔직히 밝힌 것이다. 이와 더불어 블리자드가 전세계 ‘와우 아레나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리자드가 전세계 방송사와 연계, e스포츠의 글로벌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야심도 드러낸 것이다.
블리자드 e스포츠 전담팀의 존재는 역으로 스타크래프트가 ‘킬러 콘텐트’인 한국e스포츠의 앞날과도 필연적으로 맞부딪친다. 우선 지난해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시했다고 알려진 저작권에 대한 내용이 쟁점이다. 스폰서를 구하는 것까지도 일일이 블리자드의 허락을 받으라는 등 “모든 것을 다 간섭하려 든다”는 한국 e스포츠계의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
그는 “블리자드는 e스포츠를 무조건 더 키우고 지원해준다는 입장이다. e스포츠는 아직 한국 이외에는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한국의 좋은 콘텐트와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
지적 재산권에 대한 요구는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 일을 방해하고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를 지키고 통일감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샘즈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사인 ‘스타크래프트2 배틀넷 유료화’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배틀넷 유료화, 출시일 등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게임 완성까지 안 나온다. 배틀넷은 업그레이드하겠지만 어떤 형태인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료화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