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의 개고기도 위험하다” 기사 게재
13일(한국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면에 한국인이 즐겨먹는 개고기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로 수입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사 게재 시점을 놓고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WSJ는 기사를 통해 여름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한국인들이 보신탕 등으로 불리는 개고기를 먹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고기의 살모넬라균과 포도상구균 감염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가 당국의 관심을 끌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약 530여 개의 식당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서울의 경우 개고기 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단속은 느슨하다고 WSJ는 소개했다. 또한 서울시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개를 위생관련 규정을 적용 받는 가축에 포함시키는 제안을 하고 개고기 판매 식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감으로써 동물보호주의자와 개고기 애호가들이 모두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개고기 판매 식당에 대한 조사 계획은 이미 한 달 전인 지난 달 14일에 발표된 것이어서 이번 기사의 게재 시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WSJ는 이어 쇠고기에 비해 가볍고 맛이 좋은 개고기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먹고 있다면서 일부 사람들은 개고기가 정력에 좋다고 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 서울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개고기가 외부에 나쁜 이미지를 줄 것을 우려해 식당에서 개고기 판매를 금지했지만 수요가 지속되면서 결국은 단속이 느슨해졌다면서 개고기가 대량 유통되는 서울 인근 모란시장의 모습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WSJ는 별도의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광우병 우려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일고 있는 것을 전했다. 한국의 주요 도시에서 지난 주말 이틀에 걸쳐 2주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수만 명이 참여한 것을 소개하고 최근의 많은 시위들은 한국의 새로운 보수정권에 비판적인 단체의 활동가들에 의해 조직됐다고 전했다.
WSJ의 기사가 보도되면서 한국의 누리꾼들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디가 ‘sechi○○’인 누리꾼은 “개고기가 불결하건 말았건, 누가 개고기 수입해달라고 졸랐던가요? 이거 감정문제로 흘러서 미주 한인들도 지내기 팍팍할 것 같군요”라며 분노와 우려를 함께 표현했다.
누리꾼 ‘너도○○’는 “이번 (미국산쇠고기 수입) 사태와 개고기가 무슨 상관이라고. 광우병하고 식중독균하고 비교 대상 아님”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누리꾼 ‘고○○’는 “소, 개, 오리, 닭…. 이제 뭘 먹누”라며 먹을거리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한탄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에 아이디 ‘부르○’는 “풀 뜯어 먹으면 됨”이라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방현 기자 [atarax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