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군대스리가] 제 3 방공포병여단, ‘배고픔’의 눈물
‘헝그리 정신’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 17일 충청북도 청원에 위치한 공군사관학교에서 벌어진 ‘선진강군! 한마음대축제 하이원 2008 군대스리가’ 공군 결승전은 열악한 환경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제3방공포병여단(이하 3여단)은 복지단·중앙관리단·3여단 등 공군의 3개 부대가 연합한 팀이다. 그러다보니 한데 모여 훈련할 시간이 없어 팀워크를 다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더군다나 부대 내에 뛸 그라운드도 없어 조금 떨어진 김포 걸포중앙공원의 인조잔디구장에서 공을 찼다. 무료로 개방된 곳이라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훈련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감독을 맡은 서정렬 소령은 “팀당 17명까지 명단을 제출할 수 있지만 우리팀 선수는 모두해서 15명이다. 선수가 직접 운전을 해 경기장까지 이동해 올 정도였다”며 선수 구성도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여단은 예선전에서 작전사를 2-0으로, 15전투비행단을 3-0으로 이기고, 강팀이라고 알려진 20전투비행단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9-8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준결승전에선 17전투비행단을 2-1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서 소령은 “결승까지 온 것도 운이 많이 따랐다. 목표는 물론 우승이지만 져도 본전이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이 된 것 자체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결국 3여단은 군수사령부(이하 군수사)와의 공군 결승전에서 1-5로 패하고 말았다.
반면 군수사는 이날 결승전에서 풍물패를 비롯해 응원단까지 참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훈련을 해오면서 대구의 폭염이라는 날씨가 최대의 적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 폭염조차도 군수사팀엔 도움이 됐다. 1전투비행단과의 준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남현 하사는 결승을 앞두고 “대구에서 뛸 때와 비교하면 지금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울 수록 체력적으로 우리가 유리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땀방울은 배신을 하지 않지만, 또한 철저히 준비된 땀방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군 군대스리가 가보여줬다.
이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