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고급 모델이 주류를 이루던 예전과 달리 중저가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3만 3499대를 팔아 사상 처음 점유율 6%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7%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대 시장인 서울에서 같은 기간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10대 중 1대 이상이 수입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서울에서 등록된 14만 1388대 가운데 1만 4338대가 수입차로 10.2%를 기록, GM대우·르노삼성·쌍용차보다 많이 팔렸다.
중저가 시장의 주류는 단연 20~30대 젊은 고객이다. 실제 올 1~6월 수입차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3975명, 20대가 1042명으로 전체 개인 구매고객 가운데 39.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최대 구매 연령층으로 자리잡은 30대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나만의 개성을 찾는 세대로 최근 몇 년 사이 수입차는 물론, 국산 자동차 시장에서도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20대도 전년 동기 대비 5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배기량이 작고 가격도 저렴한 모델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6개월 동안 배기량 2000~3000㏄ 차량은 1만 2338대가 팔려 36.9%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소형 모델인 2000㏄ 미만 차량도 8823대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5% 늘었다.
가격대별는 3000만원 미만의 모델이 2291대 팔려 작년 대비 89.2%, 3000만~4000만원대 모델도 8765대로 61.9%나 상승했다. 판매 대수에서는 5000만~7000만원대 차량이 9587대로 가장 많았다.
업계도 '저가 마케팅'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주목할 브랜드는 혼다. 올 1월 3000만원대의 뉴어코드를 내놓아 월 평균 500대 이상의 판래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업계 1위를 굳혔다. 폭스바겐도 3100만원대의 골프 2.0TDI 디젤 모델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중대형 브랜드를 고집하던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젤 모델이나 C클래스 등 3000만~4000만원대 시장을 공략해 전체 순위에서 렉서스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고, 가격을 낮춰 어느 정도 시장을 회복한 아우디도 조만간 20~30대를 겨냥한 소형 세단 A3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