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태권도 가족인 미국의 로페즈 가문의 3남매인 스티븐(남자 80㎏이하)과 마크(68㎏이하) 그리고 다이애나(여자 57㎏이하)는 8일 낮 베이징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목표가 '금메달'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 3남매는 이미 지난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 선수권대회서 한국 선수들을 꺾고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적이 있다.
3남매가 동시에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처음일 만큼 로페즈 가문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태권도인들에게는 유명한 남매들이다. 첫째 진이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팀 감독 겸 코치로 출전하기에 4남매 모두가 올림픽에 나서는 셈이다.
이들 3남매가 금메달을 따내려면 한국 선수들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대진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마크는 손태진(에스원)과, 다이애나는 임수정(경희대)과 각각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와 다이애나는 "한국 선수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태권도는 글로벌 스포츠가 되었기 때문에 한국 뿐 아니라 최근에는 터키, 이란, 그리고홈그라운드 잇점이 있는 중국까지 참가 선수 전원이 어려운 상대이다"며 "그중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기에 한국 선수와 붙으면 항상 더 힘든 경기를 벌였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80㎏이하급에 출전하는 스티븐은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에서 68㎏급 이하, 아테네에선 80㎏이하에서 금메달을 땄다.
"불고기와 짜장면, 김치, 김밥 등 한국 음식이면 뭐든지 좋아한다"고 할만큼 한국화 된 이들이다. 마크와 다이애나는 "자장면을 가장 먹고 싶지만 체중조절문제로 먹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로페즈 남매들이 태권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무술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차례로 찾아간 곳이 집근처인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의 태권도 도장이었다. 만약 집근처에 태권도장이 없고 쿵푸나 카라테 등 다른 무술도장이 있었다면 이들의 태권도 인생은 없었다.
진 코치는 "태권도는 엄격한 규율과 집중, 그리고 상대를 존중하는 스포츠이다. 그리고 태권도를 하면서 끈기를 배우게 됐다"며 '태권도 예찬론'을 펼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