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이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먼저 론칭하는 시대가 열렸다.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아이온’(엔씨소프트)이 독일GC(게임컨벤션)와 미국 PAX(PENNY ARCADE EXPO)2008에서 한국 개발작으로는 영화와 게임을 통틀어 최초로 첫 해외 론칭을 시작했다.
아이온은 지난달 21~24일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GC(독일 라이프치히)에 데뷔했고, 29~31일에는 PAX(시애틀)에 한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 북미 매스컴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미국 유력 게임매체인 코타쿠(www.kotaku.com)는 “아이온은 MMORPG 1위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와 다른 재미있는 요소가 풍부하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한다”라고 평했다.
게임사이트(www.gamecyte.com)는 리뷰를 통해 “아이온은 와우를 즐기는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을 빠르고 편하게 아이온으로 바꿔 타게 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처럼 해외 반응이 뜨겁자 엔씨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엔씨는 FAX 개막 당일 현장에서 “엔씨 북미 법인을 설립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CEO엔 엔씨인터랙티브 대표인 정동순, 개발 담당 부사장엔 아레나넷 창립 멤버인 제프 스트레인, 마케팅 담당 부사장엔 Xbox 해외 마케팅을 지휘했고, 타임워너에 재직 중인 데이비드 리드를 영입했다.
정동순 대표는 “엔씨는 엔씨오스틴(오스틴), 아레나넷(시애틀), 카바인(오렌지 카운티), NCNC(마운틴뷰) 등 미국에 4개의 개발 스튜디오를 갖고 있다. 새 법인 설립을 통해 스튜디오를 하나로 묶고, 기대작 아이온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
그리고 내년 이후 출시 예정인 길드워2·시티오브히어로2 등의 라인업으로 MMO 시장의 확실한 넘버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엔씨에서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현재 17%에서 3~4년 후 50%로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엔씨는 그 동안 북미 시장에서 2004년 리니지2 상륙(최대 동시접속자 2만 5000명), 같은 해 ‘시티 오브 히어로’(1만 7000명)를 출시했다. 2005년엔 자회사인 아레나넷을 통해 길드워를 내놔 북미와 유럽을 합해 537만 7000장을 판매했다.
하지만 2001년 ‘울티마 온라인’을 만든 세계적인 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을 거액을 들여 영입해 세운 엔씨오스틴이 발목을 잡았다. 6년 여에 걸쳐 ‘타뷸라라사’를 개발했지만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게리엇 형제는 휴직에 들어갔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엔씨 오스틴 개발자 19명을 해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편 2004년 시작된 FAX는 지난해 북미 최대 게임쇼 E3가 대폭 축소된 이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는 콘서트·토론회·게임대회 등을 가미, 축제 형식으로 변신해 지난해보다 무려 1만 명이 증가한 5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마이크로소프트·소니·닌텐도를 비롯해 EA·액티비전·유비소프트 등 세계 굴지의 게임회사들도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