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야구 대표팀은 9연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남자농구 대표팀도 8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팀에서 각각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한데 모여 단결된 모습을 선보이면서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만약 군에서도 각 분야별 최고 실력자를 뽑아 한 팀을 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백전백승의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1군단 특공연대 특공왕 선발대회에 뽑힌 장병들로 가상의 특공대를 만들어봤다.
■적 공격 가상시나리오
적의 공격이 시작됐다. 너를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하는 법. 적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1개 팀을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1군단 특공연대에서 각 분야별 최고 실력자로 엄선한 정예팀. 체력왕·사격왕·정찰왕·비트왕·의무왕·통신왕으로 구성된 이 팀은 즉각 특수임무지역에 투입됐다.
칠흑같은 어둠이 깔린 험난한 산악지역. 수많은 적 부대가 배치된 적군의 중심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위치파악부터 나섰지만 적의 통신교란작전으로 GPS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정찰왕 구동현 상병과 안치선 상병이 나침반과 지도를 꺼내 정찰을 시작했다.
완벽한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 계획대로 침투하던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총성이 울렸다. 특공팀은 순식간에 흩어져 은폐·엄폐 후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특히 백발백중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사격왕 장정현 병장의 활약에 힘입어 적을 완전히 제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공팀에서도 부상자가 나왔다. 의무왕 김동욱 병장이 즉시 달려가 환자 상태를 살펴본 후 능숙하게 치료를 시작했다. 잠시후 부상자도 다시 특공팀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조금 떨어지자 체력왕 배주남 병장이 환자를 업고서 침투를 계속했다.
목표지역에 도달한 특공팀은 즉시 지형정찰을 실시하고 철저한 통제하에 신속하게 비트를 구축하고 은거했다. 비트왕 유광용 소위, 양창수 상병, 민용기 상병의 3인 1조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철저하게 위장된 진지에서 숨죽이고 적이 나타나길 기다리자 곧 적의 포병부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에 통신왕 김도균 병장이 식별된 적 표적에 관한 첩보를 본부로 보고했다. 곧바로 아군 포병화력이 불을 뿜으며 적은 일거에 제압됐다.
■특공왕 소개
▶ 체력왕 배주남 병장
태권도 공인 2단. 특공무술 조교로 활동 중. 윗몸일으키기 180회 이상. 팔굽혀펴기 2분에 133개. 1.5㎞ 달리기 4분 30초. 부대원들과 함께 아침에 4㎞ 달리기, 벤치프레스 등 90분간 체력단련. 30분간 특공무술 활동. “저녁 개인 시간에도 1~2시간 꾸준히 운동해 온 것이 비결이다.”
▶사격왕 장정현 병장
시력 좌·우 모두 1.5, K-2 소총으로 실거리20발, 입사호 10발+전진무의탁 10발 모두 만점. 200m 서서쏴 저격수사격 100점 만점에 97점 획득. “격발할 때 느낌이 좋아 사격을 좋아한다. 잘 맞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일과 후에도 사격에 대해 이론 공부도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한다.”
▶통신왕 김도균 병장
10분 안에 주어진 전문을 조립하고 해역하는 작업, 글자를 숫자화 하고 숫자를 글자화하는 일(음어·암호 자재)에서 신속하면서도 정확. PRE(일종의 GPS)로 위치보고. 통신기기(P-950K, P999K)를 가지고 시간 안에 첩보 보고 뛰어남. “일과 외 시간에도 꾸준히 복습하고 연습하고 있다.”
▶의무왕 김동욱 병장
대구보건대학교에서 임상병리 전공. 대전 군의학교에서 의무병과 교육 받음. 응급처치·지혈법·골절처치·운반법 등 뛰어남. “대학 전공에서 배운 것과 실습 현장에서 열심히 참여한 것이 도움됐다.”
▶비트왕 유광용 소위, 양창수 상병, 민용기 상병(3인 1조)
3시간 안에 3명이 은거 가능한 비트를 판다. 깊이 1.5m, 둘레 1.8m 정도 크기. 30㎝ 들어간 후 항아리 모양으로 팜. 입구는 60㎝ 이하. 경계·굴토·제거 작업을 3인 1조로 하다 보니 체력과 호흡이 중요. 파낸 흙은 500m 밖까지 갖다 버림.
“삽질을 한번 해보면 돌이나 나무뿌리 등 지질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비트를 쉽게 팔 수 있는 지역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찰왕 구동현(왼쪽)·안치선 상병
최단시간 내 통제점 위치 확인. 도상 및 실지형 표적 위치 결정. 첩보 보고 등이 뛰어남. 길을 개척하는 데 있어 단시간에 가면서 위험지역을 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 “가장 앞에 선다는 것에 부담도 크지만 자부심도 크다. 길을 잃었을 때 별빛 등을 보며 위치를 파악한다.”
■1군단 특공연대란 ?
특공연대는 적지 종심작전과 침투 및 국지도발대비, 대테러 초동조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창설된 야전 군단의 직할부대다. 그야말로 군단장의 귀와 눈, 그리고 송곳의 역할을 하는 신속대응군이다.
이들이 받는 훈련은 기본적으로 특전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상공수훈련과 헬기레펠, 패스트로프훈련을 전부 이수하며 도보·헬리콥터 등 어떤 침투수단으로도 작전이 가능하다. 특전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구성원이 병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특공연대는 1983년 5월 1일 육군 1군단 예하부대로 창설됐다. 현재는 1군과 3군 지역 군단마다 특공연대가 직할부대로 편제돼 있다.
1군단 특공연대는 국군 최강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대와 병력면에서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천하제일 군단의 예하부대라는 위상에 걸맞게 경의선 복원공사 경계작전, 부산 APEC 군 안전요원 지원 등의 대규모 국책사업 때 중요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파주=글·이방현 기자 [ataraxia@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yks0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