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 선수들과는 달리 두산과 삼성의 주축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포스트시즌과 국제대회 등에서 큰 경기 경험이 많다.
그러나 두산과 삼성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팀 컬러는 빠른 발로 대변되는 기동력이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두산의 기동력이 제일 경계 대상"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최근 3년 연속 팀 도루 1위를 차지하며 '육상부'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빠른 발이 강점이다. 도루 2위에 오른 이종욱(47개)을 비롯, 고영민(39개), 오재원(28), 민병헌(18개), 김현수(13개), 김재호(12개) 등 두 자리 숫자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6명이나 된다. 발이 느리다는 홍성흔도 올시즌 최근 4년간 최다인 8개나 성공할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기회만 되면 뛴다.
도루 성공률(75%)도 100개 이상 성공한 구단 중 제일 높은 수치다. 더구나 두산 선수들은 올 시즌 삼성전에서는 28차례 도루를 시도, 24번 성공하는 높은 성공률(85.7%)을 자랑했다. 올 시즌 3할7푼의 도루 저지율을 보였던 삼성 포수 진갑용도 두산전에서는 저지율이 2할3푼1리(10회 허용, 3회 저지)로 떨어졌다.
두산 날쌘돌이들은 수치로 드러나는 도루뿐만 아니라 짧은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뛰는 주루 플레이도 현란하다. 빠른 발을 지닌 선수가 1루에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내야 땅볼 때 2루에서 쉽게 아웃 되지 않기에 상대 내야진도 압박한다.
두산은 1~2번에 포진된 이종욱과 고영민 등 발 빠른 주자가 출루해 중심 타선에서 안타 하나로 득점을 뽑는 능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 두산의 득점은 647개로 8개 구단 중 1위다. 장타력이 다소 뒤지더라도 기동력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을 두산은 성적으로 보여줬다.
반면 삼성의 올 시즌 도루는 59개로 팀 최하위다. 올 시즌 1위인 두산(189개)과의 격차는 엄청나다. 도루 성공률 또한 6할1푼5리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톱타자 박한이(5개)의 스피드가 떨어지고 타자 중 빠른 발을 지닌 선수가 드물다. 팀내에서 신명철(9개), 조동찬(8개) 등이 뛰는 정도다.
삼성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차례 도루를 시도해 2차례만 성공했다. 박빙의 승부였던 3차전, 1사 1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런앤히트를 두 차례 시도했으나 두 번 모두 타자의 삼진과 1루 주자의 2루 도루 실패로 이닝이 끝나는 것을 경험했다.
1루 주자는 팀내에서 빠른 축에 속하는 박한이와 현재윤이었다. 두산과 삼성의 PO는 기동력 싸움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