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치 우승을 한꺼번에 하려니 이렇게 어려웠나 봅니다.”(최순호 울산현대 미포조선 감독)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16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KB 국민은행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수원시청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미포조선은 지난해에 이어 내셔널리그 2년 연속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은 2천만원.
최감독이 말한대로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2년 치를 한꺼번에 치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에는 판정 시비로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수원시청 선수가 무려 5명이나 퇴장당하는 초유의 해프닝 속에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 5명이 빠진 채 치른 2차전은 하나마나한 경기였고, 우승한 날 미포조선은 K리그 승격을 거부하면서 우승의 기쁨도 반감됐다.
지난해 악연을 뒤로 한채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격돌한 두 팀의 대결은 의미가 남달랐다. 승패의 희비는 극명하지만 경기는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지난 12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 1-1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도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0-0의 균형을 먼저 깬 것은 수원시청이었다.
후반 4분 수원시청 하정헌은 문전으로 대시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오른발로 차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울산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 8분 뒤 김기형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페널티킥에서도 미포조선은 첫번째 키커 김호유가 실패하며 힘겹게 출발했지만 7번째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 번이나 지옥까지 떨어졌다가 되살아나 정상의 기쁨을 만끽한 것이다.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끈 골키퍼 유현은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최순호 감독은 “오늘은 좋은 일이 두가지나 겹친 기쁜 날”이라며 “앞으로 영원히 울산 현대 미포조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감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