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남’ 홍성흔(31•전 두산)이 또다시 쓸쓸한 겨울을 맞고 있다.
잘 생긴 외모와 활달한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는 홍성흔이지만 2년 연속으로 힘겨운 스토브리그를 보내는 탓에 표정이 밝을 수만은 없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홍성흔은 지난 19일 원 소속 구단인 두산과 마지막 우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 모두 잔류에 무게를 두기는 했으나 구단 측의 금액 제시에 홍성흔은 “생각했던 것과 좀 차이가 있다. 일단 다른 구단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며 사인을 보류했다.
그러나 올 겨울 FA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선 LG가 20일 오전 이진영(전 SK)과 계약을 발표하고, 정성훈(전 히어로즈)과도 사실상 계약을 마무리, 홍성흔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LG가 외부 FA 영입 한도인 2명을 채운 데다 아직 다른 구단에서도 홍성흔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홍성흔은 12월 9일까지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을 가질 수 있고, 계약이 불발되면 12월10일부터 다시 두산을 포함한 전 구단과 1월15일까지 입단 교섭을 벌이게 된다.
홍성흔은 지난 해에도 모질게 추운 겨울을 보냈다. 포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팀 전지훈련에도 불참한 채 개인 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결국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두산과 40%나 깎인 연봉(3억 1000만원→1억 8600만원)에 재계약을 했다.
하지만 홍성흔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인 3할 3푼 1리의 타율로 당당히 타격 2위에 오르는 투지를 보여줬다. 정든 포수 마스크를 벗고 낯선 지명타자로 나서면서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수훈을 세웠다.
두산은 “홍성흔은 반드시 잡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다. 그러나 다른 구단에서도 홍성흔에게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거취는 아직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신화섭 기자 [my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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