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왕중왕'을 가리는 그랑프리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14마리의 마필이 출전 신청을 한 가운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한 해를 결산하는 최고 축제인 그랑프리는 전통적으로 마지막 전 주에 펼쳐진다.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외스포츠인 경마의 속성 상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여분의 경마일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폭설로 인해 경마가 취소된 경우가 여러차례 있었다.
▲'차돌' 67㎏ 역대 최고 부담중량으로 우승
그동안 26차례 펼쳐졌던 그랑프리에서 2연승을 한 마필은 딱 두 마리가 있었다. 25전 20승에 빛났던 전설의 '포경선'과 13전 12승을 기록했던 '가속도'가 주인공. 아무리 뛰어난 마필이라도 한계치라고 여겨지는 60㎏ 이상을 지고도 우승한 마필은 세 마리가 존재한다.
역시 '포경선'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왕방울'과 '차돌'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차돌'은 그랑프리 사상 최고의 부담중량인 67㎏을 지고도 우승하는 괴력을 자랑했다.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저 부담중량 우승기록은 1992년 '춘풍'과 2006년 '플라잉캣'의 53㎏이다.
최고령으로 우승한 마필은 '신세대'였다. 경주마로는 70세에 비견되는 12세까지 활약했던 '신세대'는 7세에 우승하는 노익장을 과시한 바 있다. 6세에 우승한 마필은 몇마리가 있었지만 7세 우승마는 '신세대'가 유일하다.
▲국산마와 수말의 징크스
역대 그랑프리에서는 거세마가 절대 강세를 보였다. 26차례 그랑프리 중 거세마가 19회 우승했고다. 암말은 4회, 수말은 2회(2001년 '다함께', 2002년 '보헤미안버틀러')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1회는 자료 불확실로 미확인) 거세마가 우위를 보인 것은 쉽게 납득하지만 수말이 암말보다 뒤처지는 것은 의외의 결과다.
또 혼합경주인만큼 국산마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해 단 세 차례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99년 '새강자', 2000년 '즐거운파티', 2006년 '플라잉캣'이 주인공으로 국산마 장려책이 실시된 90년대말 이후에야 국산마가 강세를 띄었다.
한편 올해는 만만찮은 전력의 포입마(외국에서 수태돼 국내에서 출산된 마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어느 해보다 예측이 어렵다. 또한 외산마의 강세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경마팬 인기투표에서는 '시크릿웨펀'이 1위, '동반의강자'와 '비카러브'가 각각 2·3위, 그리고 '밸리브리'와 '명문가문'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