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29일 잠실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꺾었다. 시즌 16승3패가 된 현대캐피탈은 2위 삼성화재(13승5패)와의 간격을 2.5게임으로 벌렸다.
반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항공(10승9패)는 당분간 3위 진입도 힘든 처지에 몰리게 됐다. 1라운드 5전 전승으로 기세 좋게 출발했던 대한항공은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현대캐피탈·삼성화재·LIG손해보험 등 이른바 프로팀 '빅4'를 상대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블로킹이 현대캐피탈을 울다가 웃게 만들었다. 전날까지 240개의 블로킹 성공으로 남자부 최다를 기록중인 현대캐피탈은 경기 초반 블로킹 타이밍을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지만 2·3세트를 맥없이 내줬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높게만 뛰려하지 말고 타이밍을 맞춰 손을 뻗어라"고 지시했고, 이 주문은 4세트부터 먹혀들기 시작했다. 2-2로 맞선 5세트에서도 현대캐피탈의 '거미손'이 빛났다.
3-3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센터 이선규가 장광균의 오픈 공격을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6-4로 리드한 상황에서 대한항공 김형우의 속공이 아웃되며 점수차를 벌였다.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의식한 탓이었다. 이선규(12득점)는 블로킹으로만 7점을 올렸다.
공격은 라이트 박철우(25득점)가 이끌었다. 51.16%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자랑했다. 승부의 분수령인 5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 포함해 5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으로선 1세트가 아쉬웠다. 23-21로 리드를 잡고도 범실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허리 통증을 앓고 있는 김학민 대신 라이트로 투입된 신영수가 이날 최다인 27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 3-2로 승리했다. 시즌 11승(4패)째로 선두 GS칼테스와 승률에서 어깨를 나란히하며 치열한 1위 싸움을 계속했다. 주포 김연경(30득점)은 트리플크라운(후위·서브·블로킹 득점 각 3개)을 달성하는 등 맹장수술로 빠진 외국인 카리나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