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 최철호가 떴다.
KBS 2TV '천추태후'(극본 손영목, 연출 신창석)에서 7회까지만 특별 출연한 그가 이렇게 뜨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방송 초반 '천추태후' 게시판이 후끈거리게 한 주인공은 오직 경종 최철호였다.
SBS TV '야인시대'의 신마적, KBS 1TV '불멸의 이순신'의 선조, '대조영'의 걸사비우를 연기한 그는 경종 역으로 '꽃보다 경종'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최철호는 이 드라마에서 경종을 폭군이지만 내면의 아픔을 가진 입체적 인물로 그려냈다. 특히 사실적인 폭군 연기는 마치 최철호가 경종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
그는 "애초에 이 역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 연기자로서 폭군 연기에 강한 매력을 느낀다"면서 "경종은 단순히 미친 왕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아픔을 가진 인물이었다. 갈수록 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왕 역은 선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그가 경종 역을 맡는다는 발표가 났을 때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인터넷에 "최철호는 무능한 임금 전문?" "이번에도 찌질한 역 잘 해주길 바람"과 같이 비꼬는 글들이 주류였다. 그러나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대중의 회의적 시선은 찬사로 돌변했다.
그는 "경종은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다. 광기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농담하다가 슛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무당이 접신하듯 흥분을 시켜야 했다. 연기 전 폭군의 환상을 심고, '나는 미친 놈이다' '술에 취해 있다'는 최면을 걸어 연기 했다"고 밝혔다.
그의 첫 사극이 된 '불멸의 이순신' 선조 연기에 비해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그는 "당시 사극 세트장인 부안에선 동네 개 이름이 '선조'였다"며 사람들의 미움을 샀던 기억을 떠올렸다.
폭군 연기를 또 하고 싶을까. 그는 "재탕은 곤란하다"고 전제하면서 "연산군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연산 역은 깊이가 있다. 아주 무겁게 표현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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