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역대로 명 유격수 계보가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 80년대 초반에는 오대석이 있었고 류중일이 87년 입단해 90년대를 주름잡았다.
현역 최고의 유격수인 박진만이 2005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해 경북고를 졸업하는 신인 유격수 김상수(19)는 박진만 이후의 유격수 계보를 이어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 꾼
김상수는 경북고 시절 1학년 때부터 유격수와 1번 타자를 활약할 만큼 인정을 받았다. 작은 체구(178㎝ 69㎏)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타격을 뽐냈고 빠른 스피드로 도루 능력도 갖췄다.
3학년 여름 봉황대기에서 팀을 결승까지 진출시켰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8년 캐나다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의 주역이다.
메이저리그 텍사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예전의 이종범을 연상케할 정도로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성근 삼성 스카우트 차장은 "발이 빠르고 수비의 안정감이 있다. 공격은 손목 힘이 좋아 강한 스윙을 하고 나이에 비해 변화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마무리 훈련부터 지켜본 선동열 삼성 감독은 "배팅도 괜찮고 스피드도 빨라 미래가 기대된다. 올해 백업 요원으로 1군에 데리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 끈
김상수의 아버지 김영범(45)씨는 실업 야구 선수였다.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야구공과 글러브를 갖고 놀며 야구 선수로 성장했다.
김상수는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야구장에 자주 갔다"고 말했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는 "아버지는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보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야구선수가 돼라'고 격려하신다"고 덧붙였다.
김상수는 3학년 봄 때 경북고 대선배인 류중일 삼성 코치로부터 글러브를 선물받은 사연도 있다. 류 코치는 "대구에 좋은 내야수가 있다고 하길래 몇 번 지켜봤다"며 모교 훈련장을 찾아 김상수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글러브를 선물했다.
자신을 뛰어넘은 명 유격수로 성장하라는 격려였다. 김상수는 봉황대기 준우승 당시 류 코치가 선물한 글러브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2009 시즌 1차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 끼
김상수는 ƍ번'에 대한 애착이 크다. 명유격수인 이종범과 박진만을 닮고 싶어하는 열정이 담겨 있다. 김상수는 고교 시절 "최고의 유격수·톱타자로 활약한 이종범 선배를 존경한다.
이종범 선배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에 입단한 이후로는 박진만이 생생한 교본이다. 김상수는 "박진만 선배의 훈련 장면을 옆에서 유심히 지켜본다. 포구부터 송구까지의 완벽하게 부드러운 연결 동작을 본받고 싶다"며 감탄했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ƍ번'을 놓고 동료들과 가위바위보로 결정했던 그는 프로 데뷔 후 7번 대신 2번을 달았다. 7번은 박진만의 몫이기에 넘볼 수 없기도 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배번(2번)을 달고 최고의 유격수가 되겠다"는 큰 포부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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