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끊었다. 그야말로 마법 같았다. KTF 매직엔스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문래동 룩스 MBC게임 HERO센터에서 펼쳐진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시즌의 3라운드 준플레이오프서 KTF는 통신라이벌 SK텔레콤을 4-3의 짜릿한 역전을 거두며 PO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를 진정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08~09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물론, 7전 4승제 및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라이벌 SK텔레콤에게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 동안 KTF는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는 16:6으로 SK텔레콤을 압도하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대결에서는 SK텔레콤에게 모조리 패배한 치명적인 약점을 보여왔다.
이날 대결도 초반에는 징크스의 재현으로 이어지는가 싶었다. 1세트에 나선 SK텔레콤의 에이스 김택용은 1승을 거두었으나 KTF의 에이스 이영호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KTF에는 김택용을 꺾은 신예 고강민과 또 한 명의 에이스 박찬수가 있었다. 고강민은 김택용과 고인규를, 박찬수는 정명훈과 도재욱을 각각 잡아냈다.
SK텔레콤은 일명 ‘도택명 라인’의 김택용이 1승을 거뒀으나, KTF는 또다른 에이스 박찬수가 ‘찬스박’이란 본인의 닉네임대로 빠른 상황판단과 전략으로 이영호를 꺾은 정명훈과 도재욱을 연속으로 누르며 이날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지훈 KTF 감독은 경기 후 “CJ와 화승 모두 강한 팀이지만 SK텔레콤에게 가장 큰 압박감이 있었다”며 “상대적인 전력상 뒤진다고 생각했지만 선수들이 잠도 줄여가며 일주일 간 열심히 연습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신인이지만 김택용·고인규라는 대어를 잡아준 고강민이 오늘의 수훈 갑이라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고강민은 “화승에는 이제동 선수를 제외하면 테란이 강한 팀이다. 지난주 이적해온 박지수 선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찬수 역시 “화승을 상대로 올킬을 해본 경험도 있다. 열심히 준비해 프로리그와 MSL결승전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리그의 3라운드인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준플레이오프 전에서 승리한 KTF는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화승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