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에 사는 김한종(46)씨는 평소에 혈당체크기를 휴대하고 다닌다. 당뇨 질환을 앓고 있어서가 아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당뇨 수치가 올라가면 보조식품으로 조절해주기 위해서다. 이처럼 건강 관리와 예방의 소지품으로 IT기기들이 ‘헬스케어 시대’ 특급도우미로 부상하고 있다.
헬스케어란 질병 치료보다는 평소의 예방, 치료 이후 관리에 중심을 둔 개념이다. 시사주간지 ‘TIME’은 미래의 신산업으로 헬스케어를 꼽았다.
지난 1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도 글로벌 헬스케어를 서비스산업 분야 중 새 블루오션으로 선정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폴 제인 필저는 자신의 저서 ‘건강관리혁명’에서 1908년 헨리 포드의 자동차 산업, 1981년 IBM의 PC 산업에 이어 21세기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건강관리’를 꼽은 바 있다.
‘홈 헬스케어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대표적인 IT 분야는 화상통화다. 옥션 스카이프(www.skype.co.kr)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자사의 고화질 무료 화상통화를 통해 원격 진료 및 의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호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1995년부터 온라인을 이용한 원격 진료 상담을 진행해왔다. 2007년부터는 스카이프를 이용한 원격 진료 및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박사는 “환자가 바쁜 시간을 쪼개어 굳이 병원에 오지 않더라도 화상통화를 통해 얼마든지 진료가 가능하다”며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보완이 된다면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 이용한 원격 진료·치료 등 홈 헬스케어 시대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최고 전자기업인 필립스는 이미 헬스케어가 주력사업 목록이다. 한국 전자업계도 헬스케어가 새 트렌드다. 2006년 12월 헬스케어 신사업팀을 발족한 LG전자는 1년 뒤인 지난해 12월 안마의자를 개발했고, 올해는 가정용 운동기구인 승마기와 알칼리 이온수기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하우젠 에어컨은 특허기술인 수퍼청정기술(SPi)을 채택했다. 공기 중의 수분을 분해해 활성수소와 산소이온을 대량으로 발생시켜 독감 바이러스(99.7%), 곰팡이(99.9%) 및 알레르겐을 제거한다.
일본 키타사토 메디칼센터, 영국 알러지협회(BAF) 등에서 검증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삼성서울병원의 아토피질환 전용병실인 알레르겐 프리룸에도 적용되었다.
삼성전자 최도철 전무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헬스케어는 사람의 편의만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에서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다. SPi는 3년 동안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임상실험을 실시했다.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등 기술의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I T기기는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환경도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인텔에서 발표한 모바일 PC인 MCA(Mobile Clinic Assistant)은 분당 서울대 병원과 강남 성모 병원, 강북구 보건소 등 의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바코드 스캐너·RFID 리더기·카메라와 같은 기능이 달려 전자 차트 노릇을 톡톡히 한다. 현장에서 바로 촬영하여 전송하면 바로 자료화되고 보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