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신나는 여행 훼방꾼 설사·식충독 막아라
지난 1일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남북한 대결에서 북한의 정대세 등 3명의 선수가 설사 증세를 보이거나 토해 식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북한 선수단이 식중독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행자 설사’ 등도 주목받고 있다. 여행 훼방꾼 설사·식충독 대처요령을 알아본다.
○여행자 설사
서울 강남에 사는 박준희(46)씨는 지난해 여름 중국 만리장성 여행을 다녀왔다. 도착 당일 관광을 거쳐 베이징에서 하룻밤을 잤다. 문제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사에 시달리며 토하는 등 심하게 고생을 했다는 점. 아침에 일어나니 같이 간 여행 동료들이 저마다 “얼굴이 쏙 빠졌네” “필수품 정로환을 가지고 다녀야지” 등 한마디씩 했다. 박씨처럼 해외나 타지에 갔을 때 흔히 당하는 것이 여행자 설사다.
삼성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는 “북한 선수 3명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였다. 북한에서 한국에 오는 것도 해외 여행이다. 여행자일 경우 세균에 의한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지만 환경이 바뀌고 먹는 것이 달라지면 설사나 구토가 생길 수도 있다”며 “해외에 여행할 경우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 가는 경우 여행자 설사가 흔하지만 상태가 좋아도 물과 음식으로 인한 여행자 설사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원인은 장독성 대장균
여행자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장독성 대장균이다. 기타 살모넬라 이질균 캄필로박터 등의 세균과 아메바 등의 기생충 등도 포함된다. 여기에 환경에 적응이 어려워 생기는 스트레스성 장염과 특이체질의 경우도 나타난다.
특히 해외여행을 할 경우 음식위생과 관련이 깊다. 김진석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도 “여행 중 물 때문에 설사나 구토를 겪는 경우가 흔하다. 여행자들은 녹차 티백에 생수를 넣어 마신다든지, 조리 음식의 경우 네 시간이 지난 것을 먹지 않는 등 물과 음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수는 끊여 먹어
그는 여행 중 대치요령으로 “철저히 요리된 음식과 밀폐 용기에 잘 보관된 음료를 섭취하고, 안전성이 의심되면 식수를 끓여 먹어야 한다. 끓이는 것이 불가능하면, 여과력이 좋은 필터나 살충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위험지역을 여행하거나 여행시마다 설사를 경험하는 경우는 예방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식약청에서는 설사나 구토·복통 등의 식중독 의심 증상이 있을 때를 대비해 홈페이지(http://fm.kfda.go.kr)를 통해 대처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식중독이 걸렸을 때는 우선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하고,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여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설사가 심하면 탈수 방지를 위해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노약자나 영·유아의 경우 구토물이 기도를 막히게 할 수 있으므로 옆으로 눕힌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 등이다. 문의 : 식중독예방관리팀 02-385-3322 .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