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2012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천명한 말산업 청사진이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마사회가 경마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승마를 주축으로 한 말(馬)산업으로 녹색 뉴딜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각 사업 추진 분야에서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상 최고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경마는 한국에서 연간 매출액 7조원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7위권이다. 그러나 관련 말산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말산업은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산업인데다 환경오염이 전혀 없어 선진국에서는 저변이 넓지만 아직 한국에서 말산업의 기반은 취약하기 그지 없다.
60주년과 함께 올해를 경마 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한 한국마사회는 올해초 말산업을 중심으로 한 녹색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김광원 회장이 직원들을 독려해 마련한 이 계획은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경주마 중심의 말 생산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발전 기여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됐다.
물론 '녹색성장 계획'이 하루 아침에 발표된 것은 아니다. 경마 중심에서 말산업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이후 지난해 국내 승마산업에 대해 최초로 실태조사를 마쳤으며 농촌형 승마장의 적정 모델을 정립하는 등 선행 연구가 있었다. 지난 3월에는 농어촌공사, 한국농업대학과 승마활성화 사업추진 공동협약(MOU)을 체결했다.
계획의 골자는 말·인력·시설을 확충해 승마를 접근성이 편리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초기의 동력을 한국마사회가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말산업 육성법 제정 한국마사회의 목표는 2012년 연간 유료 승마체험 이용자를 240만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또 이때까지 누적 승마체험 경험자를 640만명, 전국민의 12%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려면 2012년까지 승마장이 500개가 되고 생활승마·재활승마 교관 500여명이 새롭게 양성돼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이 과정에서 4대강 유역에 거점승마장 6곳과 한국마사회 직영승마장 2곳을 직접 설치해 운영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교관 양성도 민간에서는 여건상 어려우므로 한국마사회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설 계획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에 진입한 국가들의 말산업은 통상 GDP 대비 1%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GDP가 1023조원이었으므로 1%라면 10조원이 넘어야 한다. 경마 매출액 7조 5000억원을 제외하면 약 2조5000억원의 승마산업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마사회는 이 계획의 실행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농가, 말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8월까지 법률안을 마련한 뒤 9월중 의원입법으로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