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대상경주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실격 처리된 장보규의 레이스를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유게시판이 없어진 후 네티즌들의 발길이 뜸했던 경륜 홈페이지에도 경주가 끝난 후 5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일부 고객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경주를 예로 들며 "일관성이 없는 판정에 이젠 질렸다"며 험한 소리도 마다하질 않고 있다.
일요일 13경주 결승선 1바퀴 반을 남겨놓은 지점에서 장보규는 기습적으로 내선을 파고 들었고 허를 찔린 3명의 강자들(김배영-김영섭-박병하)은 끝내 장보규를 넘어서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경주사업본부는 내선 추월을 이유로 장보규에게 실격을 줬고 우승은 김석호에게 돌아갔다. 김석호는 예기치 못한 우승컵에 기뻐하기 보다 얼떨떨한 표정이 역력했다.
문제는 내선 추월로 실격을 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때때로 일관성있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부산결승경주에서 이홍주가 내선 기습 스퍼트로 우승을 일궈냈지만 '성립' 판정이 내려졌다.
또 장보규가 지난 해 42회차 경주에서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전법으로 우승했지만 본부는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었다.
팬들이 장보규의 실격 판정에 유난히 아쉬워하는 것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성실성 때문이다. 우직한 선행으로 팬들의 신뢰를 쌓아왔고 같은 훈련팀 동료들의 우승을 돕는데도 항상 총대를 매왔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대상경주에서 우승한듯 싶었지만 실격되자 격려의 글이 계속되고 있다.
▲기습 스퍼트를 시도할 당시 최지윤이 외선에 위치해 있었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선을 잠시 침범했으며 ▲발생 지점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점이라는 점 등을 들어 실격은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심판실 고위 관계자는 "문제의 경주의 핵심은 장보규가 내려오는 선수를 보고 충분히 감속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감속하지 않고 내선추월을 했다는 점이다. (팬들의 의견을 듣고) 이전 경주를 모두 참고했으나 하자 없는 판정이라고 본다. 지난주 장보규의 몸상태가 아주 좋아 우리도 아쉬운 생각이다. 앞으로도 내선 추월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