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만화 100주년 기념 전시가 열리고 있고, 신문수의 만화 '로봇 찌빠'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방송 편성이 되는 등 만화의 상품화도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은 만화 '황진이' '기생 이야기'로 유명한 김동화 한국만화가협회장이다. 하얀 나무 대문 위로 주홍색 능소화가 흐드러진 풍경이 인상적인 서교동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올 상반기 만화계의 화제가 된 5가지 이슈를 그와 함께 정리해봤다.
모바일 만화 시장 사수
만화가들은 새로 형성되고 있는 모바일 만화 시장의 유료화를 위해 힘을 모았다. 올해 네이버가 연재 중인 일부 웹툰을 아이팟에 무료로 공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만화를 보는 인구가 많지만 무료로 보기에 수익이 작가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상황.
모바일 시장에서마저 만화가 무료로 공급되도록 방관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공청회까지 열렸다.
만화가들의 항의를 네이버가 받아들이면서 이 문제가 최근 타결됐다. 김 회장은 "이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진 무료로 서비스 하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추후로는 유료로 가는 데 합의했다"면서 "다운 받아서 보는 기간도 한달에서 이틀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만화 스토리 작가 저작권 소송
2007년부터 시작된 만화 스토리 작가 저작권 소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 사건은 과거 만화가(그림 작가)의 스태프로 활동하던 만화 스토리 작가들이 수익 배분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과거에 제작된 만화 작품들이 현재도 재판본 및 인터넷을 통해 계속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 그림 작가들은 제작 당시 이미 고료를 지불했다며 맞섰다.
그림 작가와 스토리 작가의 민사 재판에 대한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고행석·조명운·오일룡 등의 그림 작가들은 재판본 및 인터넷 수입의 20%를 스토리 작가에게 지불하라는 판결을 올해 받았다.
만화 공모전 업그레이드
한국만화가협회와 일간스포츠가 공동 주최해온 만화 행사들이 업그레이드 된다. 12월 올 한해 출간된 최고의 작품들을 뽑는 '오늘의 우리만화상'은 상금이 1500만원 늘었다.
5명의 수상자는 각각 300만원씩을 더 받게 된다. '제7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은 9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작품 접수를 받는다. 대상 상금 1000만원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장편·중단편·카툰·만화 스토리 부분 등에서 최고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만화 현지화 작업 착수
한국 만화들이 세계로 뻗어나간다. 한국 만화를 수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 작가들이 만화가 취약한 나라에 진출해 현지의 문화와 인물을 만화로 만들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올해 안에 베트남·인도·터키·인도네시아 등지에 만화가들이 파견된다. 김 회장은 "전세계의 2/3는 만화의 불모지다. 이 곳에 일본 만화보다 먼저 들어가 한국 만화를 표준화시킨다는 목표"라면서 "만화 역시 해외로 나가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개관
9월 부천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개관한다. 7000평의 면적에 박물관·만화가 작업실·만화로 만든 놀이 시설 등 만화의 모든 것이 들어간다. 만화가 이현세가 초대 이사장에 선출됐다. 김 회장은 " ICC(세계만화가대회) 사무국이 이 곳이 입주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세계 만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