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진실 유골 도난 사태가 계획적인 범죄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가운데 돈을 노린 범행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벌어진 유골 도난 사건들은 대부분 돈을 노리고 벌어진 것이었다. 왕정치 전 다이에 호크스 감독의 부인 유골,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선친 유골, 김승연 한화 그룹회장의 조부 유골 등이 도난을 당했다.
고 최진실 유골 도난 사태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 경찰서 측은 16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돈을 노린 범행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 최진실 유골 도난 사태는 범행의 정확한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갑산공원에 있는 최진실의 분묘 남쪽 벽면이 깨졌고, 유골함이 도난 당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누군가가 쇠망치 같은 둔기로 적어도 10여차례 내리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묘역의 CCTV는 불행히도 큰 단서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실의 묘소 인근에 설치된 CCTV는 지난 12일 낙뢰를 맞아 카메라가 깨져 작동하지 않았고, 다른 구역의 CCTV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지인들이 묘소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묘원이 문을 닫는 오후 6시 이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걸로 추정된다.
경찰은 빈 소주병에 남겨진 지문을 채취하고 봉분 주변에 혹시 남아 있을 범인의 DNA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관련 증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다.
유골 도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를 들 수 있다. 1999년 3월 울산시의 한 야산에 자리한 신 회장의 선친 묘소가 2m 가량의 깊이로 파헤쳐진 후 유골의 머리 부분만 도난 당했다. 당시 범인은 돈을 요구하다가 붙잡혀 실형을 살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부 유골 도난 사건도 유명하다. 범인들은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왕정치 전 다이에 호스크 감독 역시 2002년 도난 당한 아내의 유골을 돌려줄테니 돈을 내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2001년 도쿄의 한 사찰 납골묘에 안치된 왕정치 감독의 부인 유골은 꼭 1년만에 도난당했다.
사망 당시 최진실 소속사였던 드림엔터박스의 서상욱 대표는 16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진실씨 어머니는 넋이 나간 상태다. 이것은 납치이며, 최진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면서 "최진실씨 가족들도 계획적 범죄로 생각하고 있다.
잡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범인이 돈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