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공개돼 리니지·리니지2에 이어 엔씨소프트 MMORPG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된 ‘아이온’과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 210만 명을 기록한 넥슨의 액션대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미국 상륙 준비를 마쳤다. 지난 4~6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축제인 PAX2009에서 나란히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아이온 사전예약 판매 30만장 돌풍
아이온은 오는 22일 상용화를 앞두고 사전예약 판매 30만 장을 넘겨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엔씨 측을 흥분시키고 있다. 역대 MMORPG 중 최고의 프리 세일 수치다. 이 수치만으로도 아이온은 이미 100억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웨스트(북미 유럽 합작법인) CEO는 “미국 시장에서 동양 게임으로 성공한 것이 거의 없다. 파이널 판타지(일본 스퀘어 에닉스)나 리니지(엔씨), 소니온라인의 몇 가지가 있지만 미미하다. 서양 게임으로 동양에서 성공해 처음으로 징크스를 깬 게임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블리자드)”라며 “아이온은 역으로 한국·중국 등 아시아 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북미에서 히트해 징크스를 깬 두 번째 게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게임스팟 등 언론들은 “그래픽과 스토리는 물론 PVP/ PVE가 하이라이트다. 와우를 대적할 수 있는 준비된 게임”이라고 극찬했다. 엔씨는 올 PAX에 아이온을 비롯해 2011년 선보일 ‘길드워2’, ‘시티오브 히어로’ 16번째 확장팩 등 미국 현지 자회사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두 게임도 선보였다.
중국 동접 210만명 ‘던파’ 올해 안 서비스
한중일 3국에서 총 230명의 동접수를 기록한 던파는 올해 안에 미국서 공개 서비스에 들어가다. 지난 7월 북미 지역에서 첫 비공개 테스트를 마쳤고, 이번 행사에서 서 대중을 상대로 최초 공개되었다.
‘던파 미국 성공 신화’를 쓰기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게임명을 ‘던전파이터 온라인’으로 바꾸고, 올 가을에는 기존 북미지역에서 서비스해왔던 게임포털 넥슨닷넷 문패를 ‘블록파티 닷컴’으로 바꿔 단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킹(SNS)을 가미해 ‘입소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다니엘 김 넥슨 아메리카 대표는 “블록파티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와 자연스럽게 연동하고,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결제 모델로 자리잡은 선불카드 ‘넥슨게임 카드’ 판매 상점 숫자를 2만 9000개에서 연말까지 4만 4000개로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마비노기 등 4개의 라인업을, 내년에는 마비노기 영웅전·드래곤네스트·비엔비 등을 추가해 총 8개로 늘린다. 넥슨은 PAX에 던파를 비롯 MORPG ‘드래곤네스트’와 지난해 10월 북미 정식서비스에 돌입해 회원수 300만 명을 돌파한 FPS ‘컴뱃암즈’를 선보였다.
미국 시장 성공 조건은 입소문?
한국에서 선두를 다투는 대표 게임사인 엔씨·넥슨의 북미 시장 전략의 핵심은 입소문 마케팅. 실제로 아이온의 사전예약 30만 명 확보는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 얻은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한 성과였다.
트위터를 3000명 가까이 확보했고, 유튜브나 마이스페이스 등 모든 채널 가동해 구전 효과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넥슨의 블록파티 닷컴도 같은 맥락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고한 셈이다.
FAX를 관람하기 위해 LA에서 달려온 로버트 홀츠만(32)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온라인게임들이 그래픽이나 완성도에서 수준이 높고 재미가 있다. 앞으로 미국 유저의 관심을 충분히 끌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