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에서 KIA를 3-1로 꺾고 정규시즌 선두 싸움을 안개 속에 빠뜨렸다. 2000년 창단 이후 타이 기록인 11연승을 거두며 1위 KIA와의 승차를 한 게임으로 줄였다.
일주일 전인 2일까지 KIA는 SK에 여섯 게임 차로 앞서 있었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SK가 연승을 이어나간 반면 KIA는 3일 대구 삼성전부터 올 시즌 최다인 5연패 늪에 빠졌다. 김성근 SK 감독은 2연승을 거둔 직후인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우리가 5연승하고 KIA가 5연패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 말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KIA는 11경기, SK는 9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현재 두 팀은 나란히 72승을 기록 중이다. '승률이 같으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남은 경기에서 KIA는 SK와 최소 같은 승수를 따내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KIA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SK에 10승 2무 7패로 앞서 있다. 반면 SK는 KIA보다 1승이라도 더 하면 1989년 전·후기리그제 폐지 이후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 대기록을 세운다.
이날 SK의 11연승을 확정지은 선수는 정근우였다. 0-1로 뒤진 6회 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KIA 선발 구톰슨의 시속 141km 높은 싱커를 받아쳐 장외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다. 정근우의 타구가 좌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순간 불펜에서 몸을 풀던 SK 구원 투수들은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나타냈다. 2사 뒤에는 박정권이 또다시 우월 장외 홈런을 날리며 점수 차를 두 점으로 벌렸다.
오른쪽 어깨 피로 누적으로 열흘 동안 2군에서 쉬고 온 KIA 선발 투수 구톰슨은 호투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박재홍을 유격수 땅볼을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3회 2사까지 여덟 타자를 내리 아웃시켰다.
5회까지 SK 타선이 때려낸 안타는 두 개 뿐. 그러나 정근우의 한 방은 구톰슨의 호투와 함께 KIA의 우승 낙관까지 꺾어버렸다. 김성근 SK 감독은 선발투수 송은범이 1회 말 연속 2안타와 볼넷 1개로 흔들리자 곧바로 강판시키는 강수를 뒀다. 정우람·윤길현·고효준에 이어 9회 말에는 선발 요원 글로버까지 구원 등판시켰다.
두산은 4강 싸움에 갈 길 바쁜 히어로즈를 이틀 연속 눌렀다. 6위 히어로즈는 3연패를 당했다.
한편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이날까지 488경기에서 총 540만 7527명(평균 1만 1081명)의 관중을 동원해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종전 1995년·540만 6374명)을 수립했다. 시즌 532경기를 모두 마치면 산술적으로 최종 관중수는 5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