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두통약 케이스가 너무 예술적이네요.” 두통·치통·생리통 등 해열 진통제 시장의 강자로 통하는 ‘펜잘’의 화려한 변신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제품 케이스에 토털아트의 대가인 클림트의 명화를 도입해 20~30대 주 고객을 공략했고, 경쟁사에 비해 한발 앞선 안전성 강화 조치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아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매출 48.9%가 올랐다.
핸드백에서 예술을 꺼낸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명화 패션. ‘펜잘큐 정’의 제품 케이스 배경 디자인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아델 브로흐 바우어의 초상’이라는 명화다. 클림트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표현 양식과 화려한 색채로 에로티시즘의 예술적 승화를 이룬 토털아트의 대가. 가장 보수적이라는 한국 제약업계 최초 아트 마케팅이다.
딱딱한 내용과 투박한 디자인 일색인 국내 의약품 포장에 일대 변화를 일으키며 신선한 화제를 불러모았다.
진통제 시장의 주 소비자가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을 착안 “핸드백에서 예술을 꺼낸다”라는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펜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데 단단히 한몫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본사 로비에 전세계 700여 점의 종을 모아놓은 '종 전시장'을 비롯, 예술적 마인드가 탁월하다는 경영진의 의견이 적잖이 반영된 결과다.
디자인 때문에 펜잘큐 정을 더 먼저 찾게 되었다는 직장인 김미라(32)씨는 “주로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데 세련된 디자인이 거부감이 없고, 보다 친근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예술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인 마케팅 기법으로 주목받는데 성공한 셈이다.
15세 미만도 안전한 진통제 인기
겉만 변한 것이 아니다. 내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변화도 경영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도입된 클림트 디자인 리뉴얼은 종근당의 안전을 위한 노력과 전적으로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10월 제약업계에선 IPA(이소프로필안티피린)가 위해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펜잘의 경우 다른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조치로 주목을 받았다. 우선 IPA 성분을 빼고 에텐자미드 성분을 추가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제품 출시와 동시에 자발적인 리콜도 실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
그 결과 현재 경쟁사와는 달리 ‘15세 미만의 소아도 복용 가능한 안전한 진통제’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안전성 강화는 클림트 명화 디자인 케이스 채택 등의 아이디어와 함께 지난해 12월 새로운 ‘펜잘큐정’의 리뉴얼의 한 축을 이뤘다. 그 결과 ‘펜잘큐 정’의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8.9%로 껑충 뛰어오르며 그야말로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지난 3월 IPA 제제를 함유하고 있는 진통제에 대해 약품 효능·효과를 ‘진통 및 해열시 단기 치료’로 제한하고 15세 미만 소아에게 투여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훈노 종근당 차장은“소비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종근당의 과감한 시도와 세련된 아트마케팅 전략이 ‘펜잘큐 정’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색 마케팅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