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비와 교육비가 없다. 장사도 잘된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이삭 토스트를 오픈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목사의 추천서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주춤한다. 실제로 기독교인들에게만 가게를 열어준다는 소문도 있다. 정말 일반인들은 체인점을 열 수 없을까. 이삭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기독교인들만 창업 가능하다?
맞다. 창업은 기독교인들만 하지만 원래부터 교인은 아니라고 한다. 김 사장에 따르면 그동안 수천명의 사람들이 갖가지 사연을 갖고 찾아왔는데 이들이 모두 기독교인들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 몇번씩 실패를 하고 인생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기에 '믿음을 한번 가져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체인점 물류를 위해 30톤 배까지 구입?
2006년 20톤짜리 배를 한척 구입했다(사진). 섬에 있는 체인점에 물류를 공급하기 위한 것일까. 아니다. 순전히 봉사를 하기위해서란다. 김사장은 "우리 나라에는 유인도가 500개 가까이 있는데 이중 여객선이 갈 수 없는 섬이 많다.
생필품을 구하기 힘든 섬주민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를 구입했다. 평균 1주일에 한번씩 생필품을 싣고 찾아간다"며 "나는 한달에 한번 정도 가는데 섬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도 있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돼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온다"고 밝혔다.
▲점주들이 변경 요구한 계약서
점주들의 요청에 의해 계약서를 수정했다면 '본사의 횡포에 점주들이 반발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이다. '너무 점주들에게 유리한 계약서'라고 반발(?)해서 변경했다. 김 사장은 "영업권 보장 등 모든 것을 점주들 위주로 만들었는데 점주들이 '본사에 불리하다'라고 항의해 어쩔 수 없이 변호사와 상의해 바꾸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완벽한 계약서라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이삭은 체인점에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본부에서 각종 마케팅과 홍보 비용 등을 요구하는 곳이 비일비재하지만 이삭은 달력조차도 만들어 준다.
▲본사는 무엇으로 운영하나.
체인점에 재료를 공급하면서 마진 대신 최소한의 물류비용을 붙인다. 그것으로 본사 직원들 임금 등 운영비로 쓴다.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체인점 입장에서도 비싼 값이 아니다. 덤핑시장에서 돌아다니는 가격보다 대부분 싸다.
▲반드시 봉사를 해야 한다
사훈이 '사회에 봉사, 헌신하는 기업'이라고 되어 있지만 점주들에게는 강제성은 없다. 가게를 오픈할 때 점주들에게 지역의 소녀 소년 가장·독거 노인·장애아 시설 등과 연결 시켜준다. 김 사장은 "도와주라고 해서 거창한 것인 줄 알고 처음에는 긴장한다. 그러나 한달에 한번 토스트를 만들어줘도 좋고, 사먹을 수 있는 쿠폰을 만들어줘도 좋다고 하면 흔쾌히 승락한다. 물론 중도에 그만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현재까지 70% 정도가 꾸준히 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매장은 인근 매장이 도와야 한다
이삭에는 '헬퍼'제도가 있다. 새로 오픈한 가게를 인근 체인점이 도와주는 것. 강제조항은 아닌데 '도와주라'고 하면 다들 수긍을 한단다. 쉽게 말하면 자리를 잡은 점주들이 그동안의 마케팅 등 노하우를 전달해줘 새 점주가 빨리 안정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본사에서 파견해서 관리·감독해주는 슈퍼바이저가 따로 있다.
대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