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의 두 선수가 나란히 1·2위를 질주했다. 주인공은 동갑내기 김송희(21)와 신지애(21·미래엣세)다. 두 선수는 멕시코의 ‘골프여왕’ 로레나 오초아가 초청해 치르는 LPGA투어 대회에서 첫날부터 버디쇼를 펼쳤다. 김송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신지애는 2개의 보기를 범했지만 버디수는 김송희와 똑같이 7개였다. 호랑이 굴서 14개의 버디 폭죽이 터져나왔다.
13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638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최대 관심사는 역시 신지애였다. 7언더파를 친 김송희에 2타 뒤진 채 공동 2위(5언더파)에 자리한 신지애의 시즌 4승 달성 여부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147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지애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골프여제’ 오초아(멕시코·143점)가 8위 밖으로 떨어지면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로 31년 만에 신인상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일단 신지애로서는 첫 단추를 잘 뀄다. 대회가 열리는 과달라하라는 신지애를 4점 차로 추격하고 있는 최대 경쟁자 오초아의 고향. 또 대회장은 오초아가 어린시절 집 앞마당처럼 이용하던 곳이다. 그 적지에서 신지애가 시즌 네 번째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지애는 이날 드라이브 샷은 250야드 안팎이었지만 단 한차례도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았고 그린 적중률은 89%까지 치솟았다. 7번홀까지 버디 4개를 쓸어담으며 질주하던 신지애는 8번홀(파3)에서 1타를 잃고 주춤했지만 이후 버디 3개, 보기 1개로 마무리했다.
국가대표 출신의 LPGA투어 3년차인 김송희는 그 누구보다 생애 첫 승이 간절하다. 올 시즌에는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없지만 94만달러를 벌어들여 상금랭킹 12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무관’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올 한해 각 대회 1·2라운드에서 선두권을 달렸던 숫자를 세면 열 손가락으로 모자랄정도다. 그만큼 정교하고 폭발적인 샷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못하고 막판에 추락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는 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호스트인 오초아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오초아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1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