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28)은 이시가키 캠프 시작과 동시에 일본 기자들로부터 꽤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다. "곳곳에서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간다고 걱정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직접적인 질문은 처음이었지만, 일본 언론을 통해 몸무게 문제로 꽤 시달렸던 그는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은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 개막전 즈음에서는 자연스럽게 체중이 맞춰질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본 언론은 184㎝가 넘는 김태균의 키에 감탄하면서도, 110㎏이 넘는 그의 몸무게를 걱정한다. 일본에선 세이부 4번타자 나카무라 다케야(28·175cm·102kg)를 제외하고는 그만한 체격이 없다. 덩치도 나카무라보다 김태균이 더 크다.
일본 취재진은 한국 취재진에 "지난해 김태균의 도루가 1개도 없었다. 정말 그만큼 느린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뇌진탕 부상과 그에 따른 후유증 탓에 도루가 없었다. 이전 8년간은 매년 2~3개씩은 성공했다. 주루 센스는 좋은 편에 속했다. 아오야마 미치오 지바 롯데 수석코치는 "우리가 김태균을 영입한 건 타격 때문이다. 주루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껄껄 웃었다.
질문은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김태균의 '살집'이 타격에는 지장이 없는 것일까. 순발력이 떨어지고 장기레이스를 치르는데 불리하지 않을까.
김태균은 "일본에서 프로필을 보고 내가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재 난 평소 체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김태균의 2001년 신인 시절 한국에서 작성된 프로필(100㎏)을 믿고 있다. 이후 김태균의 체중은 한 번도 10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그는 "현재 115㎏ 안팎이다. 캠프를 치르다 보면 점점 빠진다. 개막전에 108~109㎏이 되면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밝혔다.
김태균을 전담하는 손세진 트레이너는 "나이가 들면 감량할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은 괜찮다. 본인이 불편해 하지 않는다. 저래봬도 체지방이 적어 체중의 절반 가량이 근육이다"라고 전했다. 또 "사실 김태균의 팔·다리는 유연한 편이 아니다. 그러나 트렁크(복부와 허리)는 상당히 유연해 빠르고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인들의 체질상 '건장한 체격'을 가진 야구선수는 더러 있지만 '뚱뚱하고 강한 체격'의 선수는 거의 없다. 100㎏이라고 적힌 프로필을 믿다가 실제 김태균을 봤으니 놀랄 만도 했다. 김태균은 "어쩌면 살이 좀 빠질 지도 모르겠다. 일본 음식은 한식의 칼칼한 맛이 없어 생각보다 덜 먹게 되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