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MBC PD가 "유재석·강호동 두 톱MC의 예능계 양분 구도는 바뀔 것"이라며 국면 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20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오락성을 대폭 강화한 코너를 신설하고 1·2부로 나누어 경쟁방송과 진검승부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KBS 2TV '1박2일'이 군림하는 일요예능의 변화 의지를 밝힌 것.
유재석·강호동에 대해 "어떤 출연자를 붙여놓아도 이야기를 재밌게 끌어내는 최고의 MC"라고 치켜세운 김 PD는 "어린이부터 30~40대까지 아우르는 편안한 진행실력"을 이들의 장수 비결로 꼽았다.
그러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진행을 너무 오래 해왔다"고 지적했다. "유·강 투톱MC 체제 이후에는 탁재훈·박명수·김구라가 예능계를 진두지휘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그는 "'뜨거운 형제들'에 '2인자 급'으로 취급되어 온 탁·박·김을 내세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지만 치고 나가는 입담으로만 따지면 이들이 유재석·강호동보다 뛰어나다고 확신했다. 비교적 낮은 시청률에도 인터넷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라. 새로운 웃음에 목말랐던 10~20대의 웃음코드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뜨거운 형제들'은 이 세명의 입담을 계속 살리면서 30~40대까지 폭넓게 포섭할 수 있도록 청문회·심사 등의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탁·박·김이 국민MC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단비'가 제작비 문제로 일시 중단 및 시간대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며 후속 코너를 기획중이라고 밝혔다. 공익성을 10%로 낮추고 웃음코드를 대폭 강화한 새 코너에 대해서는 "전혀 의외의 캐스팅에 깜짝 놀랄 것"이라고만 밝히며 기대를 당부했다.
심수미 기자 [sumi@joongang.co.kr]
☞ 김영희PD는?
'쌀집 아저씨'라는 애칭이 더 익숙하다. 1986년 MBC 예능국 PD로 입사, 90년대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연출하며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칭찬합시다' '이경규가 간다'등의 코너를 연속 히트시켰다. 이경규는 김영희 PD의 프로그램들로 인해 방송 연예대상 최다수상(6회)의 명예를 거머쥐었다. 그 외에도 김국진·유재석·김용만·신동엽·박경림 등이 김영희PD의 '전파견문록' '느낌표' 등을 통해 스타 MC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