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담기조차 힘든 말이 이 회사의 캐치프래이즈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이보다 직원들에게 자기 일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줄 수 있는 말도 없을 법하다. 신동욱(59) 처갓집 양념치킨 대표는 항상 이 말을 직원들에게 주지시킨다.
"치킨 체인점을 할려는 사람은 인생의 벼랑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마지막 기회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점포가 망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릅니다."
그렇다보니 신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이 폼잡는 일은 없다. 신 대표도 직접 빨간 티셔츠를 입고 발로 뛴다. 당연히 직원들도 책상 앞이 아니라 항상 현장에 있다. 점주들에게 믿음과 '함께 성공하자'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이 회사의 첫번째 목표다.
신 대표는 "개업식에 직원들을 데리고 판촉활동을 직접하다보면 '진짜 사장님 맞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접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부딪히다보니 잠재적인 고객들이 좋아하더라"며 "또 처음에는 쭈볏쭈볏하며 판촉을 망설이던 점주들도 서서히 변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사실 '처갓집 양념통닭'은 소비자들에게 '그 브랜드 아직도 있나?'라는 의문이 더 많이 드는 업체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전국에 1000개 가까운 매장이 있다. "수도권(약 300개)보다 지방(약700개)에 더 많다보니, 또 큰 길가 보다는 주택단지에 많이 있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 생긴 오해입니다."
지난 6월 월드컵때 가수 김흥국을 내세워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대대적인 판촉을 벌여 큰 효과를 봤다. 당시 응모한 고객들에게 이달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매달 4만마리씩, 12만 마리를 쏜다. 금액으로는 약 16억원이다.
우후죽순처럼, 하룻밤사이에도 몇개의 업체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곳이 바로 치킨 시장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1년안에 승부를 봐야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처갓집 양념치킨은 1988년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지금까지 건재하다. 함께 출발했던 000치킨, 0000 등 다른 업체들이 이미 간판을 내렸지만 처갓집 양념치킨은 아직도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양념치킨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신대표의 주장이다.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갑작스럽게 성장한 브랜드는 내려오는 길도 빠른 곳이 이 치킨시장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일반회사처럼 매년 조금이라도 성장해나가는 회사로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신 대표의 이력을 보면 이해 할 수 있다. 전북대 수의학과를 나온 신대표는 1982년 마니커에 입사해 닭고기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 이후 파파이스로 옮겨 중국 총경리까지 역임했다. 처갓집 양념치킨을 인수한 것은 2002년의 일이다.
30년 가까이 치킨 업종에 몸담고 있다보니 업종의 역사를 꿰뚫고 있고 너무나 많은 흥망성쇠를 봐왔다. 처갓집 양념치킨이 조류독감이 유행했던 2004년과 2007년에도 최소한 한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했다.'가정파괴범'이 되지 않기 위해 '안전 운행'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한가지는 차별화이다. 치킨의 주 타깃은 아이들이다. 그렇지만 양념치킨에는 감칠맛을 내기위해 MSG(글루탐산나트륨)이라는 합성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다. 어린이들의 비만과 성장저해 등의 위험성이 보고된 성분이다. 신대표는 "처갓집 양념치킨은 99%이상 이를 제거하고 천연 양념만 사용한다. 물엿도 올리고당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3년여간의 시간과 수십억원의 돈을 투자한 결과이다.
여기에다 '컨트롤북'이라는 것이 가맹점마다 있다. 한 가맹점의 모든 비밀이 들어 있는 문서인데 매출과 수익, 지역별 트렌드 등 수십가지가 포함돼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을 발휘 할 수 있는 것이 이 컨트롤북 덕분이다. 물론 폐점율도 낮아지게 하는 요소다.
신 대표는 "가맹점 숫자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점주들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냐가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목표다"며 "점주들에게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메뉴 와락 출시
처갓집 양념통닭은 이달부터 '와락'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기존의 양념통닭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양념치킨이 어린이들이 주고객이었다면 와락은 성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메뉴이다.
기존의 양념통닭은 닭을 튀긴 후 양념에 버무렸다. 그렇지만 와락은 100도가 넘는 센불에 한번 더 볶아 준다. "양념이 치킨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기에 기존 양념통닭보다 향이 훨씬 진하고 맛이 좋습니다."
주고객이 어른들이다보니 마늘과 청양고추를 넣어 알싸하다. 그냥 먹기도 좋지만 맥주 안주로는 그만이다. 신 대표는 "1년전부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했는데 반응이 좋아 매니아층까지 생겼다. 2일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아마도 새로운 양념통닭의 맛을 느낄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