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 삼성의 KS 2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로비. 긴 줄이 늘어섰다. 슬쩍 세어봐도 80여명을 넘는다. 긴 행렬의 주인공은 유니폼에 마킹(선수 등번호를 찍는 것)을 하려는 SK 팬들. 저마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빈 유니폼 상의를 들고 목을 뺀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지훈(26)씨는 작년 6월부터 문학구장 유니폼 판매 가게서 유니폼 마킹을 전담해 온 자타공인 '마킹 전문가'다.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프레스기(고온 압축기)기를 움직이던 김 씨는 "2010년 KS는 대목날인 어린이날과 준하게 물량을 준비했다. 마킹까지 4만 9000원짜리 유니폼 상의가 하루 600여장 정도 팔린다."며 밝게 웃었다. 그에게 '인기 마킹 선수 순위'를 물었다. 가장 인기있는 선수는 김광현- 최정 - 박정권 순서. 성적 좋고 기왕이면 얼굴도 잘생긴 '꽃남 선수'일수록 여성팬들의 선호가 높다. 기억에 남는 괴짜 손님도 있다. 두산 유니폼을 들고와 SK 김강민의 등번호를 찍어달라고 우기던 외국인 야구팬이란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