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극 '즐거운 나의 집'의 김혜수가 KBS 2TV '도망자', SBS '대물'과 맞대결을 펼치게 돼 부담스러웠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1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즐거운 나의 집' 제작발표회에서 "처음 이 드라마를 택했을 때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영화 '이층의 악당'을 끝낸지 얼마 안 됐고 경쟁작이 '도망자'와 '대물'이란 사실이 버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도망자'는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했던 드라마다. 국내 드라마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킨 작품이라 생각한다. '대물'도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만한 내용과 좋은 배우가 있어 힘든 상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본의 매력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사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이날 검은 드레스 차림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캐릭터와 출연계기에 대해서는 10여분 이상 쉬지않고 견해를 털어놓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혹시 시청률이 안 나와도 후회가 없겠냐고 묻자 "배우에게는 과정 자체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작품은 내게 한치의 후회도 안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불안한 부부관계를 그리는 작품에 출연하다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더 부정적으로 변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 같다. 원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건 아니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에게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는 그 무엇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래 감정연기에 몰입하다보면 '닭살'이 온 몸에 돋아난다. 보통 소름이 팔이나 몸에 돋는데 내 경우에는 얼굴로 올라와 고민이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너무 몰입해서인지 수시로 소름이 돋아 현장에서 '닭녀'라고 불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
'즐거운 나의 집'은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치는 두 중년여성의 신경전을 그린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여성들의 싸움을 통해 부부관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황신혜·신성우·이상윤이 출연하는 '즐거운 나의 집'은 '장난스런 키스' 후속으로 27일 첫방송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