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두산 주변에 지진 발생 횟수가 늘어나고 수천 마리의 뱀떼가 출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옌벤조선족자치구 안투현에서 3.0 이상의 지진이 2차례 발생한데 이어 지진 발생 이틀 전인 10월7일에는 백두산 인근 도로 5km구간에서 수천 마리의 뱀떼가 출현했다고 한다.
백두산 인근에 출현한 뱀떼. 이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뱀과 같은 영물은 땅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특히 백두산 인근 도로에 뱀 수천마리가 나타났다는 것은 이상 징후가 분명한데도 중국 측은 뱀의 출현이 자연 현상이 아닌 인위적인 방생이라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도대체 뱀 수천 마리를 누가 무슨 수로 인위적으로 방생한단 말인가.
얼마 전 이 칼럼을 통해 나는 백두산 대폭발을 예고한 바 있다. 만약 백두산 화산이 터진다면 인류가 생긴 이래 가장 큰 폭발이 될 수도 있다. 이 폭발은 백두산 인근 지역 뿐 아니라 국가 자체를 위기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과거에도 백두산은 몇 차례 폭발했다. 일부 학계에서는 백두산 폭발로 인해 중국에서 '해동성국(海東盛國)'으로 맹위를 펼치던 발해가 멸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국이던 발해가 거란족의 침입 한 번에 멸망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발해의 멸망 시기는 926년으로 백두산 화산폭발도 10세기쯤으로 예상돼 거의 같은 시기라고.
이렇듯 국가에 재앙이 닥칠 때는 반드시 징조가 앞서온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1968년도 일이다. 당시에는 전철이 청와대 앞 효자동역까지 다녔다. 그때 궁정동 1번지는 '칠궁'이었다. '칠궁'이란 조선시대 역대 제왕의 어머니로, 왕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후궁(빈·嬪) 7인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원래 그 규모가 매우 컸다. 그런데 그해 청와대 측에서 칠궁을 헐어 도로를 내겠다고 하자 문화재위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칠궁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8년 1월 18일 칠궁을 헐기 시작하는데 공교롭게도 3일 뒤인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벌어져 칠궁 철거를 지휘했던 경찰서장이 순직하는 등 나라에 큰 변란이 생기고 만다. 결국 칠궁은 천 평 정도 소실된 채 보존이 결정됐지만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33년만인 2001년에 들어서야 겨우 공개되기 시작했다.
1979년 독립문 이전 공사에도 수상한 징조가 있었다. 과거 S토건회사에서 독립문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는 공사를 맡아 진행하던 중 몇 번이나 중단 고비가 있었다. 도로확장으로 인해 옮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그러나 이 공사를 밀어붙인 사람이 바로 권력자 중의 하나였던 C씨였다. 그 결과 10월24일 독립문 이전공사는 강행됐지만 이틀 뒤인 10월26일 C씨는 대통령과 함께 10.26사태로 목숨을 잃고 만다.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보이는 세계는 아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현재 한국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나는 4대강 사업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이 많을 뿐이다.
현재 영산강을 보면 심각한 물부족사태가 벌어져 4대강 사업이 시급한데 반해, 그다지 급하지 않은 낙동강 보설치 작업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은 국가적인 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진행할 시 반드시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어떤 공사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게 되면 그에 따른 재앙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시대와 역사, 인간과 자연은 반드시 일종의 '사인(sign)'을 주고받는다. 백두산의 뱀떼 출현, 칠궁철거 공사와 무장공비 침투사건, 독립문 이전 공사와 10.26사태. 이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4대강 공사의 무분별한 강행 시 우리나라에 어떤 예후가 닥칠지 알 수 없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