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으로 안됐지만, 7관왕이면 되겠지.'
롯데 이대호(28)의 정규 시즌 MVP를 향한 속 마음일게다. 2006년 타격 트리플크라운(홈런·타점·타격)을 달성하고도 MVP 수상에 실패했던 이대호는 올해 트리플크라운 포함 7관왕에 오르며 MVP에 재도전한다.
이대호는 2006년 장타율까지 4관왕에 올랐지만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류현진(한화)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당시 프로 신인 류현진의 성적이 뛰어났지만, 거의 전경기를 뛰는 타자 공헌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올해는 2006년보다 업그레이드됐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올라 '이대호 천하'의 위력을 떨쳤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7관왕이다. 마운드에서 특급 좌완 듀오로 꼽히는 류현진(평균자책점1위, 탈삼진 1위)과 김광현(다승 1위)의 성적보다 명백히 뛰어나다. 8월 중순 세운 연속경기 홈런신기록(9경기)은 메이저리그 기록(8경기)도 뛰어넘는 대단한 기록이었다.
이대호는 화려한 시즌을 보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또 한 번 좌절을 경험했다. 이대호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 빼어난 수비와 화끈한 홈런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3차전부터 공수에서 흔들리면서 팀도 3연패로 무너졌다. 3년 연속 준PO 탈락으로 아쉬운 가을을 보낸 이대호는 MVP 수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이대호가 MVP를 거머쥐면 1984년 최동원·2005년 손민한에 이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세 번째 수상자가 되며 롯데 타자로는 최초 수상이 된다.
MVP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수의 과반수 이상을 득표한 선수가 수상자로 선정된다. 과반수 이상 득표한 선수가 없을 경우에는 1~2위간 결선 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자가 수상자로 결정된다. 2010 정규시즌 MVP에게는 부상으로 폭스바겐코리아가 후원한 2011년형 티구안 TDI(약 4500만원 상당) 차량을 지급한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