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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경마축제, ‘에미레이트 멜번컵 경마대회’ 호주 멜번시에서 열려
세계 최고의 경마축제로 알려진 ‘에미레이트 멜번컵 경마대회’(이하 멜번컵)가 2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번시의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다.
멜번컵은 1861년 첫 대회를 연 이래 단 한해도 멈추지 않은 채 올해로 150주년을 맞았다. 대회 주관단체인 빅토리아 레이싱 클럽(VRC)은 에미레이트 항공사와 스폰서십을 맺고 지난해보다 50만 호주달러가 더 많은 617만 호주달러(한화 약 66억원)를 총 상금으로 내걸었다.
론 피츠로이 VRC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상금 인상을 계기로 멜번컵은 3200m로 펼쳐지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30일 멜번컵에 출전할 24마리의 경주마 명단이 최종 확정됐다. 호주와 뉴질랜드·미국·영국·프랑스·아일랜드·UAE·일본 등 8개국에서 총 250마리의 경주마를 출전신청했는데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24마리의 경주마는 세계 경마대회 중 최장거리인 3200m 잔디주로를 달려 우승마를 가린다. 출전마 중 2009 우승마인 쇼킹(SHOCKING·호주산 5세마)과 호주의 유명 조교사인 바트 커밍스(82)가 출전시킨 소 유 싱크(SO YOU THINK·뉴질랜드산 4세마)가 유력한 우승후보마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주요 관전포인트는 디펜딩 챔피언인 쇼킹의 대회 2연패와 바트 커밍스 조교사의 13번째 멜번컵 우승마 배출여부다. 지난 149년 동안 멜번컵에서 2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는 2003~2005년 멜번컵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 마키베 디바(MAKYBE DIVA·영국산 암말)을 포함해 5마리에 불과하다.
호주 국민들은 특히 바트 커밍스 조교사가 출전시킨 소 유 싱크를 주목하고 있다. 만약 소 유 싱크가 우승하면 그동안 12차례 멜번컵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의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바트 커밍스 조교사가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호주 이외 국가의 멜번컵 재패여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멜번컵 우승마를 배출한 나라도 단 7개국 뿐이다. 특히 2006년에는 일본산 경주마인 델타 블루(DELTA BLUE)와 팝 락(POP ROCK)이 1, 2위를 모두 석권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올해 출전한 일본마(토케이 트릭·TOKAI TRICK)는 우승가능성이 상당히 낮게 평가되고 있다.
VRC는 경주 당일 플레밍턴 경마장에만 15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이며, 멜번컵이 열리는 2일 오후 3시부터 10분동안 호주 전역과 전세계에서 7억명에 가까운 경마팬들이 경주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빅토리아주는 멜번컵이 매년 열리는 11월 첫째 주 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10~11월 두달동안 다양한 축제(멜번컵 카니발)를 열고 있다. 멜번컵 당일에는 화려한 모자를 쓴 남녀 입장객을 대상으로 베스트드레서를 뽑는 것이 전통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멜번컵 대회는 '햇(HAT) 데이'라고도 불리며 멜번시내 백화점 등 쇼핑센터에는 한 달 전부터 모자와 의상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려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멜번(호주)=류원근기자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