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더그아웃에선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선수들의 눈에 잘 띄는 더그아웃 앞쪽에 과일류(바나나·귤)와 초컬릿·껌, 그리고 마그네슘 영양제가 든 플라스틱통과 종이상자가 놓여있다. 훈련 도중에도 선수들은 수시로 바나나를 까먹으며 영양 보충을 했다. 모든 선수들이 빼놓지 않고 마그네슘을 물에 타먹는 모습이 흥미롭다.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더그아웃에 놓인 과일과 초콜릿을 보자 "오, 이거 먹어도 되죠"라며 관심을 보이더니 바나나와 초컬릿을 수시로 집어들었다.
박종곤(넥센) 대표팀 트레이너는 "마그네슘이 근육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훈련량이 많을 수록 근육 내에 젖산이 쌓여 피로를 느끼게 되는데 마그네슘이 젖산을 해소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마그네슘은 에너지 생산과 단백질 형성, 세포 형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박 트레이너는 "마그네슘은 스트레스와 과도한 운동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자주 보충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그네슘은 바나나와 초콜릿을 통해서도 섭취한다. 바나나는 소화가 잘 돼 선수들에게 인기다. 초컬릿 역시 열량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땅콩과 아몬드에 마그네슘이 들어있어 좋은 영양제가 된다. 껌과 캔디는 긴장 해소용.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경기 중 씹는 해바라기씨에도 마그네슘이 많다"는 게 박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선수들의 건강을 챙기는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준재(KIA) 대표팀 트레이너의 가방에는 갖가지 비상약과 테이핑 및 아이싱 도구들이 담겨있었다. "정규시즌에도 선수들을 위해 챙기는 것들"이라고 말했지만 각별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가방 위쪽에는 비상약이 구비돼있다. 해열진통제·배탈약·위장약·감기약·지사제·소화제·소염제 등 자주 찾는 것들은 항상 일정량을 준비한다. 최근 정근우(SK)·봉중근(LG) 등이 이유없는 설사 증세로 고생해 김 트레이너로부터 지사제를 처방받았다. 선수별로 필요한 약은 트레이너들이 처방전대로 조제한 약을 보관해둔다.
"배탈약·감기약 등은 선수들이 자주 찾아 부족하지 않도록 채워둔다"는 김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100% 컨디션을 발휘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대표팀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힘이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