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도 쩔쩔맸는데…."
김성근 SK 감독의 '잠 못 드는 밤'은 계속된다. 남은 경기는 단 하나다. SK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일 클럽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2010년 일정을 마감한다.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일본 시리즈 우승팀과 맞서는 경기다. "최소한 제대로 된 승부는 펼쳐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각오다. 하지만 현 상황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김 감독은 7일 "정말 심각하다. 100%의 전력으로 맞서도 40%정도의 승산이 있는 게임이다. 에이스 김광현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선수 6명(송은범·정대현·박경완·김강민·최정·정근우)을 제외하고 경기를 치르려니….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한일 클럽챔피언십이 열리는 13일, 한국 야구대표팀은 광저우에서는 대만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SK는 투타 핵심 없이 일본 챔피언과 맞서야 한다. 김 감독은 "오더를 짤 수가 없다"고 했다.
SK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대만 챔피언 슝디 엘리펀츠(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 4·5일 대만 타이중)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1차전서는 2-3 역전패했고, 2차전에서도 5-2로 신승했다. 김 감독은 "투수가 없어서 쩔쩔맸다. 타선도 침묵해 경기를 풀어나가기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일본 전은 더욱 힘들다. 그는 "일본 타자들은 정교한 타격을 한다. 지금 투수진으로는 막아내기가 어렵다"고 고개를 흔든 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수비다. 주전 3루수 최정·정근우 없이 내야진을 짜려니 너무 힘들다. 6일 한국으로 돌아와 선발라인업을 구상해봤는데 정말 어렵더라. 잠이 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5일 슝디와의 2차전이 끝난 뒤 "최정·정근우 없이도 되겠구만"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이는 둘의 타격부진에 대한 지적이다. 당장 최정과 정근우의 수비력을 따라잡을만한 내야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김연훈·최윤석을 대체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량이 한참 떨어진다. 2·3일 내로 김연훈·최윤석의 수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인 한 마디. "공을 많이 잡아보게 해야지." 강훈련을 예고한 셈이다.
SK는 8일 인천 문학구장서 본격적인 한일 클럽챔피언십 준비에 돌입힌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