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적절한 것이 좋다. 그러나 적절한 기준, ‘이 정도가 평범한 것이지’하는 기준을 잡기란 쉽지 않다. 특히 그것이 페니스의 크기라면 비교의 대상이 한정되어 있고, 충분히 그 다양성을 접하기 힘들다. 게다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여성의 신체구조도 고려해야 하기에 단정적으로 ‘몇 cm면 아주 평범한 것 입니다’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 남자들은 페니스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각종 신문이나 주요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광고 중 민망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성기확대 수술이다. 그 사실만으로 대한민국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여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비뇨기과는 그 불안감을 더욱 조장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남자들이 자신과 섹스하는 여자들이 만족스러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그 이유가 페니스의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건 포르노의 폐해다. 특히 서양 남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페니스의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러나 포르노 속 여배우들이 탄성을 지르는 건 그 섹스가 만족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돈을 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들의 일인 것이다.
‘크기가 중요하지 않나?’라고 누군가 물었다. 가감없이 사실대로 말하자면 중요하다. 발기를 다 한 상태인데 엄지손가락만한 굵기와 길이를 가지고 있다면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거대하고 긴 페니스면 무조건 좋아’도 아니다. 그러나 여성이 섹스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페니스의 크기와 같은 성기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여성이 원하는 것은 섹스를 통한 소통이나 애정표현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자기 분출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서두른다. 삽입 위주의 섹스만 이뤄지다보니 그런 섹스에서 여성의 즐거움을 찾을 요소란 찾을 수 없다.
모든 여자를 만족시키는 궁극의 페니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페니스의 문제가 아니라 반대로 그녀의 질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질의 모양도 여성마다 다르다. 좌우대칭이 잘 이뤄지지 않은 질도 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는 자극을 받지만 왼쪽으로는 아무런 느낌이 없어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불균형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섹스란 어느 한 쪽의 탁월함만으로 만족감을 만들어내기 힘든 조화의 행위이다. 자신의 몸에 대한 애정과 상대에 대한 탐구가 없는 상태에서 ‘서양 남자들에 비하면 내껀 볼품없이 작잖아’라고 비교부터 하게 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함께 잠자리를 갖는 여성이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지 않다고 의구심이 든다면 페니스를 탓하지 말고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가 진정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어디를 만졌을 때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는지 알고 있는가?' '어디를 키스했을 때 그녀가 로맨틱한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었는지 기억하는가?'
마지막으로 서양 남자들과 관계를 가졌던 주변의 경험담을 전하자면 그들이 서양 남자들에게서 감동받은 것은 전희와 애무였다. 삽입 후에도 몸을 만져주는 걸 잊지 않는 세심함. 포르노에서는 안보여주는 바로 그 부분이다. 덧붙여 서양 남자들의 페니스는 길다보니 단단함의 정도는 대한민국 남성에 비해 약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질 안쪽까지 묵직하고 강하게 들어오는 게 느껴지지 않아 아쉬워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그러므로 괜한 콤플렉스를 가질 필요는 없다. 상대와 맞춰나가는 것, 서로의 만족감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섹스이지 처음부터 빠방하고 쾌락을 얻고자 하는 것은 '욕심쟁이 우후훗'이다.
■ 현정씨는 사랑과 섹스에 대한 소녀적인 판타지가 넘치지만 생각 보다는 바람직한 섹스를 즐기는 20대 후반의 여성이다. 블로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com 운영생각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