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행복하다'며 활짝 웃는 김소연, 지난 1년동안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닥터챔프'를 촬영하느라 쉴 틈이 없었지만 힘든 줄 모르겠다고 한다. 24일 '아이리스'의 스핀오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위해 뉴질랜드로 해외 로케를 떠난다. 김민규 기자 "저 정말 행복해요, 정말 정말 행복해요, 이런게 행복이구나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바쁜 한해였다"는 인사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행복하다"는 말을 '다다다' 내뱉는 김소연. 순간 '이 아가씨 마음으로부터 진정 행복하구나'라는 부러움이 밀려든다. 지난 해 '아이리스' 김선화부터 '검사 프린세스(이하 검프)' 마혜리, '닥터챔프(이하 닥챔)' 김연우까지, 쉴새 없이 달려온 그를 청담동 한 까페에서 만났다.
-바쁜 한해였다."지난 해 겨울부터 '아이리스' 촬영을 시작으로 '검프', '닥챔'까지 미친듯 달려왔다. 생각해보니 지난 1년 동안 딱 보름 쉰게 다다. 그렇지만 지금도 쉬고 싶지 않다. 예전엔 작품 끝나면 여행도 다니고 싶고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싶고 그랬는데 벌써 매니저 오빠를 닦달하고 있다. 빨랑 다음 작품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보여달라고."
-욕심쟁이다."그렇지 않다. 지금도 나한테 필요했던 시기에 바로 그 작품이 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이리스' 선화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저음을, 마혜리 검사(마검)는 나의 최고음을 보여준 캐릭터였다. 이번 연우는 더하기 빼기가 필요없는 나 자신이었다. 이런 청춘물이 나한테 온게 반갑고, 행복했다. 우리 모두는 센 척하지만 속으로는 하염없이 외로움을 타지 않나. 그런 걸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실제 성격은 누구랑 가장 비슷한가."선화는 만들어낸 캐릭터다, 나한테는 없는 눈빛을 찾아내야했던. '검프'의 마검은 드라마 끝날때 내가 마해리인지 마해리가 난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던 친구다. 이게 정말 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닥챔'의 연우를 연기하고 나니 이 아이가 나와 가장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된 밥에 코 빠트리는 것도 그렇고, 제 신념이 맞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우기는 것도 그렇고. 내 스스로 깨야되는 부분이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아이기도 하다."
-깨야되는 부분이 많다?"눈에 힘을 풀고 싶었다. 스물한 살 때 '이브의 모든 것'에 출연하면서 한재석 오빠가 선생님한테 그런 얘길 들었다며 나한테 전해준 적이 있다.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십년이 지난 지금 깨닫고 있다. 20대를 돌아보면 왜 그리 서투른게 많았는지 모르겠다. 그 때로 돌아가면 다신 안할 행동도 참 많이 했다. 인간 관계도 어려웠고. 편하면 편한 대로 좋은 건데 많이 재고 힘들어했다. '닥챔' 찍으면서 생각 많이 했다.
-연애하기 힘든 성격처럼 들린다."하나에 빠지면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밤새 그 생각에 설렌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데 그 당시엔 헤어지면 죽을 거처럼 힘들어했다. 더 웃긴 건 시작도 못해보고 혼자 낑낑 거린 경우가 많았다."
-상대가 연예인?"으흐, 그렇진 않다."
-이제 서른인데 결혼 생각 없나."해야된다. 근데 일이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감정적으로 힘들 땐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끝날 때마다 참 힘들다. 남들은 계절타는 거라 말하는데 연인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드라마할 때마다 키스신이 화제다."'검프' 박시후는 정말 키스를 잘한다. '보는 사람이 떨리는 키스신'을 찍을 줄 아는 몇 안되는 남자라고 하더라. 그동안 내가 맡은 역할이 외사랑이 많았는데 간만에 달달한 신을 찍으니깐 좋았다. '닥챔' 정겨운은 깔끔한 키스를 한다. 남을 배려해주는 키스신이라고나 할까. 풋풋한 키스신을 찍으면서 참 예쁘게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좁고 깊은 인간관계라던데."그렇다. 연예인 친구도 거의 없다. 먼저 연락하고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쉬는 날, 약속 없는 날 하염없이 '시체 놀이'를 한다. 홍은희·유준상 부부, 김승우·김남주 부부. 또래 중에는 박시후·최송현·박정아·정겨운 정도?"
-앞으로 계획은."우선 24일 '아테나: 전쟁의 여신' 때문에 뉴질랜드로 간다. 1주일 정도 머물다 와선 그 동안 밀린 숙제 좀 해야겠다. 사람도 만나고 잠도 자고. 하지만 무엇보다 다음 작품을 빨리 골랐으면 좋겠다. '아이리스' 출연하기전에 점을 본 적이 있는데 앞으로 주욱 좋단다. 좋은 기운 이어가려면 계속 작품을 해야하지 않겠나. 하하."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