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래가 20일 중국 광저우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가리고 웃고 있다. 광저우=이영목 기자 정다래가 20일 중국 광저우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가리고 웃고 있다. 광저우=이영목 기자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일간스포츠 '스타에게 묻는다'가 세 번째 인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핫 이슈 스타' 정다래(19·전남수영연맹)를 만났다.
1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딴 후 서럽게 엉엉 울었던 정다래는 '얼짱 인어공주', '4차원 소녀' 등 다양한 별명을 얻으며 순식간에 광저우 최고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정다래는 수영 3관왕 박태환(21·단국대)과 함께 광저우에 남아서 한국 선수단의 남은 경기를 응원하며 기(氣)를 불어넣고 있다. 그에게 장애인 수영대표 김지은,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 박희성, 탤런트 김빈우 등 다양한 이들의 질문이 담긴 질문지를 전달했다.
정다래는 또박또박한 글씨로 성실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답변을 보내왔다. 반듯하고 귀여운 글씨가 정다래 만큼이나 예뻤다. 또 그의 답변 안에는 '4차원 소녀' 답게 웃음이 터지는 재미있는 내용도 많았다.
▶김지은='얼짱' 여자 장애인 수영 대표
-안녕하세요. 김지은입니다. 우선 12년 만의 여자 금메달이란 쾌거를 이룬 정다래 선수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궁금한 게 많지만 그중 꼭 하나만 묻겠습니다. 정다래 선수가 시상식 후 펑펑 운 게 큰 이슈가 됐습니다. 어떤 마음이 들어서 그토록 뜨겁게 울렸는지가 궁금하네요. 우승한 순간 느낌을 자세하고 재밌게 설명해주세요. 그 순간 느낌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듣고 싶어요. 정 선수의 활약은 저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정다래 선수, 너무나 자랑스럽고 부럽네요. ^^
"정말 눈물이 많이 나왔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었죠. 사실 메달은 기대도 안 했거든요. 앞전에 계속 언론에 얼짱으로 이슈가 되었어요. 실력보다 외모로 평가받아서 기분은 좋지 않았죠. 근데 50m·100m 두 다 4등으로 순위권에 들지 못해 많이 의기소침해 있었어요. 남은 200m를 놓치고 싶지 않아 코치님 전략을 믿고 마지막 기회다 생각하고 열심히 했죠. 사실 메달보다는 제 기록에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뛰었어요. 도착하고 전광판을 보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성적에 놀라고 또한 기뻤고, 무엇보다 이때까지 고생한 게 생각나 그렇게 서럽게 울었던 것 같아요."
▶임유환(전북현대)=정다래와 같은 여수 출신 축구 선수
-잘 모르지만 어쨌든 고향 후배가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돌산대교 근처에서 친구들과 수영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정다래 선수도 어렸을 때 여수 바닷가에서 수영을 했나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잘 했나요. 선수를 할 생각은 언제 결심했나요
"저는 어릴 때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는 제가 물을 무서워해서 물과 친해지라고…. 그때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거예요. 재미삼아 시작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선수반 언니오빠들과 했죠. 전 수영 정말 못했어요. 중학교 때도 메달은커녕 예탈(예선탈락)만 했거든요. 키도 작고 너무 말라서 하루 쉬고 하루 운동, 이렇게 프로그램을 짰고 1년 딱 눈 감고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더니 메달을 따고 대표가 됐죠. 근데… 여수 바닷가가… 좀 더러운데… 안 해봤어요. 바다수영 ^^."
▶박희성(고대·아시안게임대표)=정다래와 같은 여수 출신 축구 선수
-아시안게임 개막한 뒤 얼짱 정다래 기사가 많이 나와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같은 여수 출신이더라. 난 지금도 여수동에 살고 있으니 여수에 오게 되면 고향 선배로 금메달 축하 기념 밥 한번 살게. 일간스포츠를 통해 약속 한번 잡아보자. 그리고 난 여수의 명물 갓 김치를 좋아하는데 넌 어떤 음식 또는 반찬을 좋아하니
"우와!! 같은 동네였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꼭 밥 한 번 먹어요~. 저는 가리는 게 없어요 ^^ 다 잘 먹죠. 근데 느끼한 걸 잘 못 먹어요. 햄버거나 피자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하고 밥이나 한식 종류 정말 좋아해요! 김치찌개 먹읍시다! 23일 시합 잘 하세요! 응원 가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
▶성동현(복싱 선수)=정다래가 보고 싶다고 말했던 친구
-오랫동안 너를 봐왔지만, 아직도 너가 말할 때 보면 정말 4차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네가 4차원이란 것 아냐. 그 별명에 대한 생각은
"ㅠ_ㅠ 너마저 나를 4차원이라고 그러는구나…. 하긴 니 폰(휴대전화)에도 내 이름 4차원으로 돼 있지…. 난 내 생각을 말하고 행동하고 하는데 그게 남들과는 좀 다른가. 하도 들어서 그게 내 이름 같다. 정차원. 동현아 ㅜ.ㅜ 넌 그라믄 안돼~."
▶홍성흔(야구)=프로야구 롯데 지명타자
-야구 좋아하나요
"야구 좋아해요! 선수촌 식당에서 야구 자주 보여주는데 사실 룰이나, 뭐 어떻게 하는건진 잘 모르겠어요. 가르쳐주세요! *_*"
-야구를 본 적이 있다면 이상형으로 삼을만한 선수가 있나요. 유부남을 포함해서요
"사실 야구 선수들을 잘 몰라요 ㅜ.ㅜ…. 야구는 잘 몰라가지구요…. 이제부터라도 꼭 챙겨볼게요. ^^"
▶김빈우(탤런트)=닮은꼴로 화제를 모은 연예인
-예쁜 외모가 화제다. 수영선수를 안했더라면 뭐 했을 것 같나.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러브콜을 받는다면 데뷔할 생각 있나요?
"초등학교 때 꿈이 탤런트나 가수였어요. 근데 노래는 못 불러서 가수는 패스…. 집에서 TV보면서 연기를 따라하곤 했죠. 수영을 안했더라면 그쪽으로 쭉 갔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선수고 대표죠.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러브콜을 받아도 데뷔하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겁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평소 운동량은 어느 정도였나요
"우리는 평영만 따로 모여서 하는 '평영 전담팀'에 속했어요. 다른 파트에 비하면 운동량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평영이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자유형·접영·배영·평영 중 평영의 기록이 제일 늦다) 늦게 끝나죠. 우리 파트만 더 양이 많고 그런 건 없어요."
-연예인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
"앞전에 언급했던 김경진(개그맨)이 이상형인 건 사실입니다. 전 착하게 생긴 사람을 좋아해요. 김경진 전에 이상형이 있었는데, 그건 '원피스'라는 만화에 나오는 루피입니다. 내 4년 이상형이었어요. 으아…. 또 4차원 소리 나오겠다…. 그래도 내 이상형이었어요!"
▶정겨운(탤런트)='닥터 챔프'에서 성동현 연상시키는 캐릭터 맡았음
-금메달 따기 전날 밤에 어떤 꿈을 꿨는지 기억나나요
"솔직하게 말하겠다. 동현이 꿈을 꿨다. 어딘지 기억은 안 나지만 놀러다녔다. 꿈에서라도 놀아서 그런지 일어나서도 개운하고 기분 좋았다. ^______^"
-경기 끝난 후에라도 우리 드라마 '닥터챔프'를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보셨다면 '닥터 챔프'의 수영 선수 권유리 캐릭터 및 태릉선수촌 모습에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사실 못 봤다. 아시안게임 전 집에서 재방송을 1회 본 적은 있지만 그 후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다. 시합은 끝났지만 한국에는 못 가고 있다. 집에 가서 꼭 챙겨보겠습니다 ^_______^"
정다래가 직접 손글씨로 작성한 답변이다. 아기자기한 글씨체도 얼굴처럼 귀엽다. 광저우=이영목 기자 정다래가 직접 손글씨로 작성한 답변이다. 아기자기한 글씨체도 얼굴처럼 귀엽다. 광저우=이영목 기자
▶강소라(탤런트)='닥터 챔프'에서 정다래를 모델로 한 캐릭터
-드라마 촬영 전 3개월 동안 수영을 배웠는데, 너무 힘들고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인 걸 느꼈습니다. 체력과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했습니다. 수영이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인 건 사실입니다! 체력소모가 많은 만큼 그만큼 보충을 꼭 해주고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얼굴도 예쁘고 피부도 좋으신데 혹시 관리하는 방법이 있는지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 딱히 관리 같은 건 없습니다. 수영장 물이 락스 물이라 얼굴에 트러블이 자주 생기고 안 좋아지지만…. 화장이나 얼굴에 펴 바르는 건 잘 안해서 스킨이나 로션만 바릅니다."
-수영대표 선수로서 많은 시간을 수영에 쏟을 텐데, 여유 있을 때마다 즐기는 취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가 시간은 어떻게 지내나요
"시합이 없을 시기엔 외박이 자주 있다. 토 외박이다(토요일마다 태릉선수촌을 나가서 외박할 수 있다는 뜻). 그럼 한 달에 4번 외박인데 집이 여수라 한 달에 한 두 번만 가는 편이다. 외박날 친구들 얼굴 보고 집에 가면 부모님과 지낸다. 요즘 당구에 빠졌다. 빨리 한국 가서 동현이랑 당구를 붙을 예정이다. 훗."
-혹시, 수영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하고 싶었거나 관심 분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난 꿈이 많았다. 탤런트.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그림, 요리사 등 정말 다양했다. 중학교 때 정말 요리에 미친 듯이 빠졌었다. 이것도 만들어 보고, 저것도 만들어 보고. 중학교 2학년 때 코치샘(코치 선생님)이 메달 따면 요리 학원 보내주신다고 했었다. 메달도 못 따고 예탈했다. 그때 메달을 땄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