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인어아가씨'가 몸을 배배 꼬며 웃는다. "엉~엉~ 다래가 좋아하는 사람이요" "좀 쉬고, 쉽시다!" 동글동글한 입매에서 나오는 엉뚱발랄한 말에 어느새 사람들도 함께 웃는다. 국민 인어공주 정다래의 독특한 말투가 연일 화제다. 인터넷에는 '정다래 어록'이 떠다니고, 졸린듯한 표정으로 느릿느릿 말하는 동영상은 조회수 선두를 달린다.
정다래 말투의 특징 중 하나는 '~합시다'체다. 지난 20일 동료 박태환과 함께한 첫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다래는 "목표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어요…. 좀 쉬고, 쉽시다!"라고 답했다. 회견장이 일순간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박태환은 얼굴을 가려가면서 웃었다. 또 있다. 정다래와 동향인 축구선수 박희성이 "어떤 음식 좋아하냐"고 묻자 "저는 가리는 게 없어요. 김치찌개 먹읍시다! 응원가겠습니다!"라고 썼다.
3인칭 화법과 신세대 다운 줄임말도 화제다. 정다래가 17일 2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후 수상소감에서 "동현이가 보고싶어요. 다래가 좋아하는 사람이요"라고 어린아이처럼 말했다. 인터뷰 직후 누리꾼 사이에서 '000가 좋아하는 사람이요'라는 패러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예선탈락'을 '예탈'로 줄여 쓰고, 질문에 따라 "응~"하고 반말을 하거나 몸을 배배 꼬며 "그건 잘 몰라요"라고 답하는 것도 정다래의 독특한 말투 중 하나다.
4차원 소녀는 22일 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또 한 건을 터뜨렸다. 제법 침착하게 인터뷰를 마무리하는가 했더니 진행자가 "정다래 선수, 수고하세요"라고 인사말을 하자 정다래는 "네, 쉬세요!"라고 화답했다.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진행자는 "저희는 일 해야 합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정다래는 지난 21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몇몇 분들은 저를 바보로 아시더군요. 저 바보 아닙니다! (기자회견) 자리가 서툴러서 엉뚱한 말만 했네요"라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해명마저 귀엽다"는 반응이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