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의 공포가 방한 중이던 미·일 스타 여배우들에게까지 미쳤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23일에는 마침 미국과 일본의 미녀 여배우들이 자신의 출연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 중이었다.
'워리어스 웨이'에 출연한 할리우드 패셔니스타 케이트 보스워스는 이날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영등포CGV에서 언론 인터뷰와 팬미팅을 진행했다. 30분 단위로 이어지는 인터뷰에 파묻혀있을 때 연평도 공격 속보가 날아들었다. 그러나 케이트 보스워스는 이 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정대로 침착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하지만 오후 8시부터 진행된 팬미팅 행사는 당초 예정보다 축소됐다. 홍보 관계자들은 "국가 비상사태에 따른 여건을 고려해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로 대신했다"면서 "보스워스는 나중에 연평도 소식을 알고 관심을 보였는데 매우 차분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21일 방한한 보스워스는 예정대로 24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일본의 미녀배우 마츠시마 나나코도 23일 오후 5시30분 왕십리CGV에서 영화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22일 밤에 입국해 이날 하루동안 인터뷰를 진행하고 24일 오전 일본으로 돌아갔다. 영화 관계자들은 "워낙 짧고 빠듯한 일정이라 바깥 소식을 챙길 겨를이 없었으나 마츠시마는 인명피해 등을 걱정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24일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마츠시마는 "기자회견 직후 포격사건을 알았다. 안타깝게 전사한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연예계 전반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당장 특보체제로 전환하면서 '승승장구' '강심장' 등 예능 프로그램과 일일 드라마를 결방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방송도 축소됐다. 25일 개봉하는 김혜수의 '이층의 악당', 송혜교의 '페티쉬' 등도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