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신한은행, 혈투 끝에 삼성생명 9연승 저지
주먹만 쓰지 않았지 격투기 경기와 다를 바 없었다. 어느 한쪽이 쓰러져야만 끝나는 승부에서 신한은행이 웃었다.
신한은행은 2일 용인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홈팀 삼성생명을 49-46으로 꺾고 9연승을 가로막았다. 8연승을 달리던 삼성생명은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1위 삼성생명과 2위 신한은행의 승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4쿼터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승부는 종료 26초를 남기고서야 갈렸다. 47-46으로 1점 앞선 신한은행은 강영숙이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집어넣어 승기를 굳혔다. 삼성생명은 종료 1초 전 킴벌리 로벌슨이 던진 3점슛이 빗나가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두 팀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대표팀 선수들은 2라운드까지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완전한 전력으로 맞붙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가드 이미선과 포워드 박정은이, 신한은행은 포워드 김단비와 센터 하은주가 빠졌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였던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과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두 팀은 초반부터 세게 붙었다. 선수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스크린을 서거나 리바운드 다툼을 하다 두,세명이 엉켜 코트에 나뒹구는 장면도 여러 번 연출됐다. 3쿼터 종료 1분을 남기고는 신한은행 전주원이 로벌슨과 몸싸움을 벌이다 코트에 얼굴을 부딪혀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혈투였다.
두 팀은 3쿼터를 35-35로 마쳤다. 치열한 기싸움과 틈을 안 주는 수비 탓에 점수가 나지 않았다. 3쿼터까지 두 팀이 저지른 파울만 38개였다. 신한은행은 4쿼터에 전주원이 이마에 붕대를 칭칭 감고 나오는 투혼을 발휘했고, 강영숙이 43-46으로 뒤진 종료 1분51초 전부터 6점을 몰아넣어 1라운드 패배를 되갚았다. 강영숙은 18점 7리바운드를 올렸고, 이연화도 17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는 각종 진기록을 남겼다. 양팀이 합작한 95점은 올 시즌 두 팀 합계 최저 득점이며, 두 팀이 기록한 80리바운드는 올 시즌 최다다. 신한은행의 야투성공률은 35%, 삼성생명은 28%에 불과했다.
용인=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